추위에서의 운동(2)

추워도 달린다. 바람이 불어도 달린다. 달릴 기회만 주어진다면 달린다.
라는 것이 달림이 들의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참으로 가상하다 하지 않을 수 없지요..
남들은 따뜻한 방에서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가족,친지들과 담소를 나눌 때 달림이 들은 바람 부는 날에도, 미끄러운 주로에서도 열심히 앞으로 달려 나가니까요!!!

추위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어서 생활하는 사람들(원시사회, 산악인들, 극지방 사람들)은 최소한 추위에 대해 3가지 형태의 생리학적 적응을 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먼저 추위에 대한 적응은 오한이 시작되는 평균 피부온도를 감소시킨다. 즉 추위에 순응된 사람은 적응이 안 된 사람보다 낮은 피부온도에서 떨림이 시작된다.
(*추울 때 소변을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떨리는 현상도 근육을 떨게 하여 열생성을 일으켜 체온을 유지하고자 하는 생리적 현상임)
추위에 적응된 사람은 떨림이 없는 신체의 열생성을 증가시킴으로서 떨림이 적은 열생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관련대사조절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증가시켜서 대사적 열생성을 증가시킨다.

두 번째 반응으로는 적응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추위에 노출 시 손과 발의 평균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위에 대한 순응은 손과 발로의 혈류(열의 흐름)를 증가시켜 간헐적으로 말초혈관의 확장을 도모한다.

세 번째로는 추운환경에서의 수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순응되지 않은 사람은 추운 환경에서 잠을 자려해도 떨림이 심해 자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반대로 순응된 사람은 떨림이 없는 열생성 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추위에서도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다. 고산등반을 하는 산악인들(그랜드슬램을 이룩한 산악인 박영석 대장과 여러 번에 걸쳐 나눈 대화에서 들은 내용임)의 경우 고도가 높아지면서 추위에 서서히 적응이 되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잠을 잘 잔다고 하며, 천막도 없이 빙벽에 매달려서도 잠잘 수 있다고 한다.

추위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추운 공간에서 적응을 위한 훈련을 했을 때 약 1주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한다.

가끔은 추위에 대비하여 복장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채로 달리다가 추워서 오들오들 떠는 주자를 볼 때마다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집안에서는 가장 멎진 남편이요, 존경받는 아버지로서, 생업에 투철하신 생활인이신데...
하여튼 기온이 낮고 바람이 부는 외부로 달리러 나갈 때는 충분한 복장을 갖춰서 본인은 물론 가족의 안녕을 생각하셔야 할 것입니다.

가혹한? 추위도 마라톤을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마라토너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달려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났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 몸과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속도, 횟수, 거리 등을 포함한)무리한 질주는 금물이요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