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캄보디아로 귀화한 유명 코미디언 다키자키 구니아키(39)가 리우올림픽 마라톤 무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구니아치는 올 시즌 2시간44분02초를 기록해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2:19:00)에 한참 못 미쳤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시즌 랭킹 1위를 차지함에 따라 와일드카드 출전이 성사됐다.

와일드카드 제도는 기준기록 통과자가 없을 경우에도 대표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룰이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선수는 IOC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캄보디아체육회 배스 캄로 사무총장에 의하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여서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을 듯하다.

다키자키 구니아키의 올림픽 도전은 여러 모로 아리송하다. 애초 마라톤 전문 선수가 아닌 코미디언 출신이고, 신장이 145cm(일본 연예계 프로필 기준)에 불과하며, 나이도 선수보단 코치에 어울리는 39세나 된다. 어떻게 봐도 올림픽 마라톤 무대를 꿈꾸기엔 어울리지 않는 조건이다.

그런 그가 제2의 인생을 꿈꾸게 된 것은 11년 전인 2005년의 일. 당시 ‘네코 히로시’라는 고양이 캐릭터로 인기를 끌던 그는 마라톤 선수와 유명인이 함께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 때부터 코미디언과 마라토너의 삶을 병행한 그는 2012런던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다소 황당한 꿈을 품고 2011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했다. 일본에서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마라톤 선수층이 매우 얇은 국가를 선택했던 것. 그러나 ‘올림픽 대표는 국적 취득 후 1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육상경기연맹 룰에 따라 런던올림픽 출전은 좌절됐다.

대신 2년 후인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캄보디아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었고 2시간34분16초의 기록으로 14위(완주자 중 최하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다시 2년이 흐른 지금 구니아치의 기록은 아시안게임 때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위해 피나는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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