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가이드

오는 3월 20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겸 동아마라톤)에 전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패트릭 마카우 무쇼키(31. 케냐)가 출전한다. 2시간 3분대 주자가 한국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히 국내대회 최고기록 경신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카우는 그동안 국내 대회에 출전한 톱클라스 주자들과 여러모로 차별되는 선수다. 지독한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16세 때인 2001년 중장거리 육상을 시작한 그는 트랙에서 커리어를 차분히 쌓는 대신 2005년부터 하프마라톤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데뷔 기록이 무려 1시간2분이며, 2007년엔 1시간 벽을 돌파해 58분56초를 찍었다. 2009년에는 2월달에 하프마라톤 개인최고기록 58분52초를 작성한 뒤, 불과 2개월 뒤인 4월에 로테르담에서 풀코스 데뷔전을 치러 2시간6분14초의 우수한 기록을 냈다.

2010년에도 로테르담마라톤에 출전했고 기록을 대폭 줄여 2시간4분48초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1년 세계기록의 산실 베를린마라톤에 출전해 2시간3분38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2연패 타이틀과 함께 세계기록 경신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직전 세계기록(2:03:59)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와 정면대결을 펼쳐 얻은 값진 승리였다. 이후 2013년 베를린마라톤에서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가 2시간3분23초의 최고기록을 수립함에 따라 2년 만에 ‘세계기록 보유자’ 타이틀을 넘겨줬지만 아직도 마라톤 역사상 4번째로 빠른 사람이다.

물론 마카우가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계기록이나 개인최고기록을 경신하리라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햄스트링 부상을 겪으면서 2013년에는 2시간14분대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고 최근 2년간은 2시간8분대 시즌기록을 작성했다. 에전 기량을 얼마나 회복했는지는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서울국제마라톤 주최 측에 따르면 마카우가 2시간4분대 페이스메이커를 원했다고 한다. 귀화 추진이 한차례 좌절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한국이름 오주한)는 2시간 5분대 초반 페이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선두권 레이스는 대회최고기록이자 국내대회 최고기록 경신을 노리고 진행될 모양이다. 전 세계기록 보유자의 ‘자존심’과 한국 국적을 원하는 젊은이의 ‘간절함’ 중 어느 쪽이 더 힘을 발휘할까?

마라톤 역대 최고기록 Top10
2:02:57 / 데니스 키메토(케냐) / 2014 베를린 / (1위) 세계최고
2:03:13 / 엠마누엘 무타이(케냐) / 2014 베를린 / (2위)
2:03:23 / 윌슨 킵상(케냐) / 2013 베를린 / (1위) 당시 세계최고
2:03:23 / 패트릭 마카우(케냐) / 2011 베를린 / 1(위) 당시 세계최고
2:03:42 / 윌슨 킵상(케냐) / 2011 프랑크푸르트 / (1위)
2:03:45 / 데니스 키메토(케냐) / 2013 시카고 / (1위)
2:03:52 / 엠마누엘 무타이(케냐) / 2013 시카고 / (2위)
2:03:59 /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 / 2008 베를린 / (1위) 당시 세계최고
2:04:00 / 엘리우드 킵초게(케냐) / 2015 베를린 / (1위)
2:04:05 / 엘리우드 킵초게(케냐) / 2013 베를린 / (2위)

마라톤 국내대회 최고기록 변천
2:05:37 /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 / 2012 서울국제
2:06:49 / 셀베스터 테이멧(케냐) / 2010 서울국제
2:07:06 / 거트 타이스(남아공) / 2004 서울국제
2:08:25 / 마틴 피즈(스페인) / 1996 동아국제
※1994년 동아마라톤의 국제대회 전환 이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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