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가이드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2016도쿄마라톤이 지난 2월 28일 36647명이 참가한 가운데 6대 메이저대회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날 엘리트 레이스에서는 헬라 키프롭(케냐)이 2시간21분27초의 대회신기록으로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으며, 페이사 릴리사(케냐)가 2시간6분56초로 남자부 정상에 올랐다.
초기 몇 해만 하더라도 한때의 바람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10돐을 맞은 지금 6대 메이저대회 합류, 남자 2시간5분대와 여자 2시간 21분대 기록 생산, 매년 30만명 지원 등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며 확실한 입지를 굳혀가는 분위기다.

참가자 3만6천, 관전자 140만…지역민 모두의 축제
6대 메이저 타이틀 걸맞게 외국인 참가자 6000여명
남은 과제는 ‘세계기록의 산실’ 가능성 증명하는 것

도쿄마라톤은 2007년 2월 처음 열렸고, 첫회부터 2만6천여명짜리 빅대회를 선보였다. 이듬해부터 3만2천-3만4천-3만5천명으로 참가자수를 늘리더니 2011년부터는 3만6천여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정원의 10배에 달하는 지원자가 매년 몰린다는 점이다. 이중 추첨을 통해 1/10만 참가를 허용한다. 때문에 일본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 도쿄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을까’하는 말이 흔할 정도다.

올해도 도쿄마라톤은 30만9천여명의 지원자 중에서 36647명에게만 출발선에 설 기회를 줬다. 그중 외국인 참가자가 6000여명에 달한다. 참가자들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70대 1.1%, 60대 6.5%, 50대 22%, 40대 33.4%, 30대 26.4%, 20대 10.4%, 10대 0.2% 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40~50대 비중(55.6%)이 높지만 20~30대 비중(36.8)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남자 최고령 풀코스 참가자는 87세, 여자는 81세다. 10km 종목에선 남자 72세, 여자 76세 참가자가 최고령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대회인 서울국제마라톤보다 2배 이상 비싼 참가비(약 11만7천원)는 논쟁거리도 되지 않는다. 일본의 러너들, 그리고 도쿄의 시민들은 이 대회를 축제로 여기고 함께 즐긴다. 그 증거는 통계에서 나타난다. 마라톤 축제에 동참하는 관객이 48만4천명이나 되고, 코스 연도에 늘어서는 관중은 무려 109만2천명에 달한다. 통계와 정리의 나라 답게 주최 측은 대회에 대한 컴플레인 횟수까지 취합해 밝히고 있는데, 단 10건에 그친다.

도쿄마라톤의 남은 과제는 기록에 유리한 대회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세계 탑클라스 선수들을 불러 모으고, 시즌베스트기록을 생산하려면 그런 이미지가 필요하다. 일례로 2013년 2시간6분50초로 우승한 데니스 키메토는 이듬해 세계기록의 산실로 불리는 베를린마라톤으로 무대를 옮겨 세계기록을 찍고 말았다. 아마도 도쿄마라톤의 새로운 10년 구상은 기록생산을 위한 역량 강화로 채워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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