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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마라톤 입문 3개월 풀코스 도전완주기
작성자  한창수 - 2015-03-23 오후 10:45:55 

이제껏 살아오면서 마라톤은 저하고 상관없는 스포츠였습니다.

불과 작년 10월말까지만 해도 말이죠.

가끔 TV나 다큐프로그램에서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여러 마라토너들의 이야기를 전할 때 가슴속에 요동치는 무언가가 있었긴 해도... 42.195를 달려야한다는 생각은 해보질 알았습니다.

 

마라톤을 참가해보자라고 결심한건 작년 10월경쯤 친구녀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불연 듯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과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에 입문한다는 설레임이 들더군요. 사실 결심만 했지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아무런 정보도 없었고, 입으로만 약속한터라 의지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때쯤 작년 중앙마라톤에 친구가 출전했고 결승선부근에 제가 마중 나가기로 했었습니다.

많은 달리미들이 결승선에 들어오는 모습, 기록과 상관없이 긴 여정을 끝냈다는 안도감, 그리고 성취감, 두손을 높게 들거나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 하나하나가 저에게 묘한 감동을 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비로소 제가 동아마라톤에 도전해야겠다는 결정적인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동마100일 프로젝트

하는 일이 설계하는 일이라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많았습니다.

사실 수요일 금요일 달리기 교실 끝나고 회사가서 나머지 업무를 봐야할때도 많았고요

수업을 아마 30%정도 이수했을라나 싶은데, 공개해주신 보강프로그램이나 훈련내용을 핸드폰에 저장해서 꼭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달리기 생초보가 완주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동마100프로젝트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레그라이즈 천개, 각종 다양한 핏치 천개, 머 기본이 천개고, 머든 하면 장거리 스럽게 하는 보강운동들은 싸이클에만 익숙했던 근육들을 달리기에 적합하게 조금씩 변화시켜 갔습니다.

일요일 특별수업, 남산 계단길도 죽자사자 올라봤고, 자전거로만 올라 다니던 도로를 미친 듯이 뛰어 올라도 봤고(이때 제 폐의 새로운 영역이 있음을 깨달음), 힘들고 지칠때쯤 오샘과 훌샘의 긍정의 외침은 다시금 활력을 찾는 파워젤이 되었습니다.

 

 

친구와 한강을 달리다

친구녀석은 최고기록이 318이 되는 무서운 녀석입니다. 그녀석이 자신의 기록갱신을 뒤로 미루고 저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길 자처합니다. 때론 미안하고 때론 너무 고맙고, 밀어붙일 때는 밉기도 한 그런 친구가 있습니다.

주말에 하루는 한강을 나가 LSD를 시행했습니다. 처음엔 10Km를 뛰었고 20Km, 25Km 차츰 거리를 늘렸습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자전거길이 연결되어 있으니 편도로 16km이고 왕복하면 32km를 뛸수 있으니 주말 LSD프로그램으로선 손색이 없는 코스였죠.. 그렇게 뛰기가 지겨우면 숏컷으로 거리를 조금 줄여 뛰고, 올림픽공원도 가고 그러면서 친구랑 많은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뛰는건지 노는건지, 아니면 농담따먹기를 하는건지. 아무튼 일주일에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뛰는 즐거움과 누군가 옆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부상

자전거 탈때도 무리한 욕심이 결국엔 장경인대염을 부르더니, 달리기에도 발목피로골절이라는 부상이 찾아왔습니다.

한강 LSD중이었고 그날을 총 27Km를 뛰기로 하고 초반 16Km까지 평소보다 조금 높은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숨은 가빴지만 체력적으론 버틸 수 있었기에 달려나갈 쯤 오른쪽 발목에 이상기운이 엄습합니다. 친구녀석이 통증비슷한게 오면 무조건 달리기 그만두란 얘기를 했지만, 무슨 오기인지 그냥 무시하고 뛰었습니다. 그리곤 약 2주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죠, 치료는 달리는 의사로 유명한 김학윤정형외과에서 충격파치료를 받았습니다. 비용이 후덜덜하더군요. 그래도 빨리 낫는다는 말에 시술결정하고 치료받고 달리기에 대한 많은 조언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 본인이 달리미시기에 직접적인 조언과 치표방법에 대해서 말씀해주셨고, 동마가 얼마 안남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냥 천천히 완주를 목적으로 천천히 뛰라는 마지막 조언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무료하게 2주가 흘러갈 쯤 용기를 내어 수요일 오픈케어 나갔습니다. 왜 안보였냐는 반가운 핀잔? 여튼 오셈 홀셈 등 많은 분들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살살 달려나가 봅니다.

어...생각보다 달리는데 괜찮은 것 같습니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아..일정이 꼬인다 꼬여

3월달 달력 빼곡한 일정중에 가장 중요한 3.15 동아 마라톤 그 사이를 정신없이 휘졌고 다니는 각종 화살표..일정 스케쥴..2월엔 설이다 머다 그냥 저냥 흘려보내고 3월에 해외출장스케쥴까지 잡혀있어 훈련도 못하고 정말 걱정이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출장이 3월13일 까지 잡혀있고 불과 이틀 후에 동아마라톤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너무 걱정되어 러시아 숙소에서 조차 보강을 운동을 실시했습니다.

계속되는 악제, 금요일 귀국하니 살짝 배가 아프네요..ㅠㅠ 장염입니다. 장거리 비행에 면역력이 떨어지니 장트러블 발생, 동마가 망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도 차도가 없네요..무엇을 먹던 바로... 괄약근은 버텨주지 못했습니다....흑

 

대회당일 그리고 ..

친구녀석을 만나 광화문으로 갔습니다.

속을 비웠습니다. 혹시 달리기중에 실수라도 할까바, 정말 고민스러웠고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먹은 게 없으니 기운이 조금 딸렸고.. 보통 이런 대회 오면 눈에서 광선이 막 나오고 그러는데..그날은 그게 안 되더군요..

광화문에 도착하니 난생처음 보는 많은 인파

잠시 동안 배아픔을 뒤로 한 채 아드레날린을 같이 느껴봅니다.

혹시 오픈케어 식구분이라도 보일까 이리저리 둘러보던중 저 멀리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둘씩 보입니다. 

 

출발..

오픈케어식구분들 동료 달리미분들께 기 받고 천천히 출발합니다.

친구녀석이 걱정말고 같이 뛰자합니다.

처음속도 그대로 골인하자고 합니다. 페이스는 5분30초에서 6분페이스로 설정하고 출발합니다.

E열중간쯤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페이스가 빠르진 않을꺼라 생각했지만, 대회의 흥분이었을까요? 많은 달리미분들이 쭉쭉 치고 나갑니다. 언듯봐도 5분페이스 이상으로 달립니다. 그룹이 그러하니 많은 분들이 덩달아 같이 빨라집니다. 저도 잠시 빨라졌습니다만 친구페이스메이커가 바로 자제시켜 초반 오버페이스를 막았습니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했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약 5키로 지점을 지났습니다. 페이스는 흐트러지지 않고 6분페이스를 유지합니다. 도심지라 gps가 막 튐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는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5키로 지점을 지나자 초반 오버페이스를 한 분들의 힘들어 하시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심박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고 친구와 편하게 이야기 할수 있는 안정적인 달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중간중간 함샘, 오샘, 훌샘 빼놓지 않고 다 봤습니다. 이상하게 고개를 돌려 보면 거기에 항상 서계시더군요 ^^

또 기받아 기운내고 뜁니다. 그러나 컨디션은 그닥...

사실 뛴다는 사실이 욕심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고비가 오다

30키로 지점까지는 5분 45초에서 6분 페이스를 유지하며 뛰었습니다. 비교적 배아픔은 잘 참아졌으며 화장실 가고싶은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친구녀석이 이대로 조그만 페이스 올리면 4언더도 가능할 것 같다는 뽐뿌를 넣습니다. 그러나 그건 과욕....

30km 이상은 제가 역사상 달려본 거리가 아닙니다.

전혀 새로운 세계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컨디션조차..영..

어린이 대공원을 지나 뚝섬역 서울숲을 턴해서 잠실대교쪽을 달려나갑니다

페이스가 많이 떨어짐을 느낍니다. 6분 10, 20초 급기야 30초까지..

도로변에 나와있는 여중생들의 응원이 잠시 힘이 되었지만 30키로 이상 달려본적이 없는 저는 힘들기만 합니다.

자세는 계속 앞으로 숙여지고 보폭도 짧아지고 뛰는건지 빠르게 걷는건지 구분이 안가는 지경까지 이릅니다. 어찌어찌 잠실대교까지 힘겹게 왔습니다.

이미 땡겨땡겨할 힘은 남아있지 않았고 골반을 리듬에 맞게 움직여서 허벅지를 흔드는 방법?으로 달립니다. 꼭 경보선수처럼.. 그렇게 잠실대교를 건넜습니다. 친구녀석은 어디서 멀 한다고 갑자기 사라지더니 잠실대교 끝지점에서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오픈케어 보급소에서 혼자 보급을 했다내요..

마지막으로 다시 오픈케어 식구들에게 기운받고 다시 땡겨땡겨 합니다.

거기가 38키로 지점 앞으로 4키로 정도만 더 가면 끝입니다.

이젠 나를 비켜 지나가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물론 걷는 사람도 많습니다

얼굴은 이미 일그러져 있고 고통스러운 모습들뿐입니다. 그중에 저도 있습니다.

친구는 힘들면 걷고 그리고 기운 차리면 그때 또 뛰자하고 그럽니다.

등을 떠밀기도 하고 힘나는 말 계속해줍니다.

정말이지 너무도 고마웠지만 머라 표현할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친구녀석이 어깨동무로 부축합니다. 어떤분이 보기좋습니다란 멘트하고 지나가네요..^^

점점 스타디움이 보입니다.

발에 약간의 힘이 실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고 새로운 힘이 나더군요

그렇케 스타디움으로 들어선 순간 집사람 얼굴이 보입니다. 약간 뭉클

그때 친구녀석이 마지막 스퍼트를 외칩니다. 30분대 안으로 들어갈수 있다고 외칩니다.

죽을힘을 향해 스퍼트를 합니다. 100미터 50미터 30미터 10미터 5미터 .....

삐~~~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아들이 수건을 가지고 와락 안깁니다.

아들을 안고 그리고 친구를 안았습니다.

무어라 할말이 생각나지 않아 계속 고맙다 고맙다라고만 했습니다.

 

  4시간39분06초

저의 첫 마라톤 풀코스 기록입니다.

미천한 기록이지만 정말 최선을 다한 최상의 기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달리는 기쁨을 안겨준 친구에게 우선 고맙고

지도해주신 함연식선생님, 오클라샘, 훌샘 고마웠습니다.

같이 응원해주신 오픈케어 식구분들이 있어 더 행복했던거 같습니다.

끝으로 주말마다 운동하기 바쁜 아빠와 남편을 기다려준 아들과 부인께 고맙다라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중마가 기다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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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libr*** 2015-03-24 답글답글
 

멋지시네요^^ 저는 올해 하프 완주가 목표인데,,자꾸 연습을 게을리 하고 있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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