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ning Log

Total Dist 61,444.353 km Pace 6:14 min/km Speed 9.61 km/h
Current Dist 544.000 km Pace 5:35 min/km ↑ Speed 10.73 km/h ↑
  • 마라톤정보
  • 대회일정
  • 트레이닝로고
  • 대회참가사진
  • 대회참가기
  • 사진기록증
  • 통합기록검색
  • 자유게시판
  • 초특가 경매
  • Shopping Mall
Today
0
Total
38,241,239
회원가입 · 아이디, 비밀번호 찾기
엑셀파일 업로드 하기! 기록업로드 따라하기
 
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힘에 겹더라도 견뎌야 한다. (생애 쉰여섯 번째 마라톤 완주 수기) (배번 26135)
작성자  최경호 - 2015-03-23 오후 1:15:59 

  힘에 겹더라도 견뎌야 한다.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쉰여섯 번째 마라톤 완주 수기)

 

지난 2월과는 날씨가 확연하게 다르다.

그러나 햇빛을 받아 기지개를 펴고 있는 광화문과는 달리 만 여명의 러너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세종로에는 해가 빌딩숲을 비집고 들어오지 않아 쌀쌀했다.

마라톤대회가 진행되는 주무대 옆에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세월호 유가족의

천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매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내 몸은 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하며 이 자리에

서 있었던 때와는 달랐다.

서울 도심을 달린다는 즐거움보다는 무엇인가에 짓 눌려 있는 것 같은 마음이다.

대부분 세상 사람들이 세월호를 잊은 것일까 아니면 내 마음만 쓸쓸해 하는 것일까.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여러 인사들이 러너들에게 건네는 응원의 말들이 머리 속에서

윙윙거렸다.

 

같은 B그룹에 속해 있는 직장 동료인 이장신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 내 몸은 2주에 한 번씩 풀코스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그는 나 보다 두 번 적게 참가했기 때문에 그와 편안하게 달리려 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페이스메이커를 찾지 않았다.

내 발걸음으로 달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숭례문을 지나 청계천으로 들어섰다.

이장신 러너가 앞에 있었다.

파이팅을 하라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이장신은 또 앞으로 달려 나갔다.

쫒아가려다가 나는 내 페이스를 벗어나지 않도록 나에게 채찍을 가했다.

 

1차 반환점을 돌고 청계천 반대쪽에서 달려오는 에이스들이 보였다.

이번 대회에도 어김없이 가나 출신 선수들이 선두에 서 있었다.

그런데 마스터스 그룹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2007년 우리가 여행사를 통해 압록강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후 백두산을 여행했던 것처럼

저들도 마라톤 관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한국의 각 지자체는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선5기에 이어 민선6기에서도 관광과장으로 임명된 지 어느새 70여일이 지났다.

안산시는 일반 관광에 생태관광과 의료관광을 연계하여 다양한 시책을 진행하고 있다.

관광업무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 새로운 아이템으로 무엇인가를 창조해야 하기 때문에 힘겹다. 그러나 힘에 겹더라도 견뎌내야 한다.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는가.

 

이 대회 내 최고기록은 2013년에 기록한 3시간 54분이다.

 21.0975km 지점에 설치된 기록측정기가 삑삑거렸다.

1시간 56분 28초.

조금 빠르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앞서 달려 나갔던 이장신이 보였다.

그런데 다리에 힘이 빠진 것 같아 보였다.

그의 앞으로 나서며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파이팅을 외쳐 주었으나 그는 뒤로 쳐지기

시작했다.

분명 오버 페이스를 한 것이 분명했다.

 

나는 내 발걸음과 비슷하고 폼이 흐트러지지 않은 러너들 찾았다.

광명시청 유니폼을 입고 달리는 러너는 몸이 조금 뚱뚱했지만 폼이 안정되고 발걸음도 힘차 보였다.

나는 그 옆에서 나란히 달렸다.

장기교육 중인 그는 나보다 기록이 좋았지만 연습이 부족해서 조금 힘들다고 하면서도

잘 달렸다.

 

30km가 지나면서 이제 조금 만 더 달리면 진짜 마라톤에 접어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와 존재하기>를 쓴 미국의 조지 쉬언은 32km부터가 진짜 마라톤이라고 했지만

나는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 전 구간 42.195km 가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 구간 모두 소홀하거나 유혹을 당한다면 몸은 반응 할 것이고 레이스를 망치기

때문이다.

오늘도 목동을 비롯하여 여러 지역의 마라톤클럽에서 러너들에게 보내는 응원이 힘찼다.

 

발가락에 이어서 하프지점부터는 종아리도 뻐근해져 왔다.

가슴도 숨이 차기 시작했다.

걷고 싶다.

그러나 나는 내 몸을 다그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하프지점부터 몇몇이 걸었으나 dead point 지점인 35km에서는 걷는 러너들이 현저하게

많아졌다.

한쪽에서는 주로에 누워서 마라톤 페트롤에게서 처치를 받기도 하고 길옆으로 빠져나가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기록을 보니 4시간에 결승선을 통과할 것 같았다.

그런데 파워젤을 먹은 몸이 구토증상을 보였다.

요란한 앰블란스 경음에 다리가 주춤거렸다.

발바닥에 이상이 감지됐다.

물집이 잡혔던 곳에 물기가 묻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걷지 않았다.

앞선 2개 대회에서 나는 걷지 않고 완주를 했기 때문에 오늘도 걷지 않기로 나 자신과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걷는 듯 달려나가라’ 그러면 몸은 다시 제 상태로 돌아 올 것이다.

조지 쉬언은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40km 지점에서 경보기가 비명을 질렀다.

3시간 47분 56초,

앞으로 남은 거리는 2km 200m.

sub-4가 위태로웠다.

 

오늘 이후 4주 동안 다른 대회 신청을 하지 않았으니 이제 10분만 달리면 한동안은 충분히

몸을 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잠실운동장이 보였다.

운동장을 들어서는 곳 양옆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해 주었다.

그렇게 나는 생애 쉰여섯 번째 마라톤을 완주했다.

4시간 23초였다.

 

비록 내 최고 기록에 경신하지 못했지만 나는 오늘 나에게 최선을 다했다.

힘에 겹더라도 견뎌내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운동장에서 빠져 나와서 칩을 반납하고 양말을 벗었더니 양 발바닥에 피가 엉겨져 있었다.

(잠실운동장에서. 배번 26135 최경호.)

 
다운로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에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다음글 15년 동아마라톤/ 다음 기회에~ 이현우
이전글 2015 동아마라톤 후기. 김창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