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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영광의 상처를 감당하고 있는 발바닥에게 미안하네요.
작성자  김유호 - 2013-11-26 오전 9:29:12 


영광의 상처를 감당하고 있는 발바닥에게 미안하네요.
조선 춘천마라톤을 가을의 전설이라고 한다면 중앙 서울마라톤은 도심속 가을의 산수화라고 하고싶다. 가을의 막차를 타고 서울 중앙에서 출발하여 성남까지 돌아오는 42.195km로 보는 자연의 수채화는 달림이들에게만 맛볼 수 있는 그림이다.

 

초청선수, 에이스에 이어 마스트즈들의 출발신호가 불꽃과 함께 울린다. A팀 앞쪽에서서 출발신호를 기다린 나는 갑작스레 우박이 떨어지는듯한 발걸음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A그룹 중에서도 에이스들인듯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분위기 파악도 못한채 건각들과 함께 달려나간다. 3시간 페메와 그 무리들이 저벅 저벅 발소리를 내면서 내 달린다. 나도 따라 가볼까??? 괜한 생각을 해 본다.

 

5km 시간이 23분 20초이다. 이 속도는 하프를 뛸 때의 속도이다. 그렇다면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다. 간단하게 물 한모금을 마신다. 여느때보다 몸이 조금 가벼운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조심해야하긴 한데. 왜냐하면 초반에 몸이 가벼우면 후반에 힘들어지는 진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동부권역을 돌고 돌면서 어느새 올림픽공원을 지난다. 이때쯤에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것이 영양보충이다. 급수를 하기전에 먹는것이 좋을듯하여 주머니에서 하나를 꺼내 먹는다. 전에 먹었던것보다 조금 묽은 맛이다. 10km지점의 기록이 44분 32초! 5km 속도보다 조금 빠른 기록이다. 이 정도로만 뛰어도 괜찮은데... 조금 지나니 눈에익은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이 보인다. 저곳에는 회가 싱싱할까 생각해본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못한곳인데 아쉬움을 달려면서 지나친다. 이 지점이면 서울을 빠져 나온건가(서울 지리를 질 모르니 어쩔 수 없다).

 

이제부터는 지속적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코스이다. 경사도가 크지는 않지만 길게 느려진 고저가 지리한마저 들게한다. 특히 반환하여 돌아오는기은 더 그렇다. 대통령 전용비행기가 뜨고 내린다는 서울공항을 지난다. 매년 이곳에서는 비행기 쇼도 한다고 하던데 이곳 또한 한번도 와보지 못한 곳이다, 중앙마라톤할때마다 지나갔을뿐. 역쉬 아쉬움이 남는다.

 

길 양쪽 은행나무 가로수는 노란 단풍잎이 지리한 감을 들어준다. 주변 얕은 산의 단풍들도 자태를 자랑하고 있지만 아직은 어린 모습에 불과하여 눈길은 가지 않는다. 20km 지점에서 반환점을 돌고 오는 초청선수들과 마주친다. 여기서 만난다면 적어도 10km 이상이 차이가 난다는 계산인데. 참 빠르다. 이때 내 기록은 88분 44초. 당초 90분을 목표로한 계획보다 1분 정도 빠른 기록이다. 문제는 후반부이다.

 

다른 대회와 다르게 반환점이 정확하게 하프가 아니라 25km지점이 이 대회는 처음 뛰는 사람들에게는 심리적으로 더 힘드는 코스이다. 사전에 알고 있더라고 뛰다보면 21km지점에서 반환하는것이라고 잊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뛸땐 그랬다. 이제는 몇번을 뛰어보니 어느 지점에서 좌회전을하고 반환점이 어디인가를 알고 뛰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는다. 반환점을 돌면 반을 훨씬 더 뛰었으니 심리적으로 더 위로감을 갖기도 한다.

 

이제부터는 위에오는 동료들을 만나면서 인사를 하면된다. 진흥청 조끼를 입었으면 쉽게 눈에 띠기 때문에 인사하는데 어렵지는 않을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두 사람이 있다. 홍승범과 변재완이다. 바로 뒤에 따라올 사람들인데 말이다. 반환점을 돌고 6분이 지났을까 어디서 김유호 화이팅 소리가 들린다. 홍과 변이 함께 뛰면서 나를 본 것이다. 답례로 파이팅을 외치면서 작별한다. 12분이 차이나는 셈이다. 거리로는 2.5km정도 되겠네. 이후 황대용 박사를 비록하여 대부분의 동료를과 인사를 나눈다.

 

아직까지는 힘이든다던가 속도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30km 지점의 기록은 2:13:53 (26.7초/100m) km당 5분주만 유지한다고 해도 20분 내로는 들어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 이제부터 시간당 5분주이다. 힘이 남아도 더 욕심내지 않는다고 다짐한다. 날씨탓인지 땀도 그렇게 나지 않고 그러니 물 마시는 양도 상대적으로 적다. 여느 대회때와는 다르게 물을 마시기 위해서 쉬어야겠다는 생각들지 않는다. 힘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희망을 가지는 거리가 40km이다. 걸어도 완주하는대는 문제없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이때 시간이 3:01:46. 30km이후 47여분이 소요된 셈이다. 목표대로 50분을 넘기지 않았다. 남은 2.195km 군중들의 환호속에 발걸음이 신이난다. 30km의 기록을 보고 9분대 들어간다는것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15분내로는 들어갈 수 있겠구나 계산한다. 최종기록은 3시간 12분 37초 대망의 기록을 달성한다. 러브미에 이어 올해 두번째롤 기록을 달성하여 개인적으로 기록이 풍성한 한해가 되었다.

 

마라톤 입문 7년째이고, 풀코스 횟수는 14번째이다. 지금까지 풀코스를 달리면서 조금이라도 걷지 않은적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 그 기록도 깼고, 그 덕에 풀코스 최고기록도 달성되었다. 이번 대회에는 여러가지 다른 점들이 있었다. 다시는 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죽어라고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왜 일까?? 하지만 이면도 없진않다. 10km지점부터 신호가 오던 발바닥의 물집은 영광의 상처가 양쪽 발바닥이 감당하고 있다. 이 상처가 아물고 나면 어느새 내 두 다리는 런링머신을 달리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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