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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2013 춘천마라톤 참가기_끝없는 도전
작성자  정하근 - 2013-11-08 오후 6:04:32 

춘천은 2001년 10km 코스에 참가한 이후 가을 이맘때면 늘 찾는 곳이 되었다. 2002년부터 연속해서 풀코스를 뛰어 2011년까지 10회를 채우고 지난해 출발점에서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는 배동성 사회자의 멘트도 들으면서 나름 감회에 젖기도 했었다. 이렇게 춘천마라톤을 바탕으로 영역을 확대한 나의 풀코스 섭렵은 해가 갈수록 대회 참가가 늘어나면서 100회를 훌쩍 넘기고 이제 144회 완주를 기다리게 되었다.

 

기록 면에서도 운동장 앞에서 쥐가 나 한참 동안 꼼짝도 못하면서 속절없이 시간을 흘러 보낼 때도 있었지만, 동아마라톤에 비해 좋지 않은 코스라고 여겨지는 이곳에서 내 최고기록(2시간53분38초)을 세우기도 했었다. 아마추어로서는 힘들다는 서브쓰리도 2004년부터 해마다 몇 차례씩 2011년까지 25회를 달성하였으며, 춘마에서도 다섯 차례나 된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쉰 다섯의 2011년 이곳에서 2시간58분43초를 기록한 후 서브쓰리는 기약할 수 없는 미래가 되어 버렸고 조바심 속에 시간은 물 흐르듯이 가고 말았다. 급격히 떨어진 스피드를 보완하려고 월평균 350km 이상의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지만 기록은 여전히 퇴보하기만 하여 앞으로는 즐런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라는 또 다른 생각의 나와 경쟁하기를 계속했다.

 

그러기를 꼭 2년. 그동안의 행보로 보아 이제는 못할 줄 알았었는데 오늘 극적으로 다시 서브쓰리를 달성하고 보니 이게 꿈만 같기도 하다. 금요일부터 쌀쌀해진 날씨가 달리는 데 최적의 기온(5~9도)을 나타낸 것이 첫째 요인이 될 것이고, 일주전 노원 하프대회에서 세운 기록(1시간25분27초)이 거리가 좀 짧은듯하여 반신반의하면서도 조금은 스피드를 올려놓은 것도 보탬이 되었다고 본다. 불가능한 것이 아니란 것을 확인했으니 앞으로도 가끔 시도는 해보아야겠다. 하지만 또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용산에서 6시에 출발하는 ITX 청춘열차를 타려면 부개역 첫 전철을 타야 해서 부지런히 움직인다. 5시 55분께 용산역 도착. 급한 마음에 갈아타면서 해야 할 교통카드 체킹을 놓쳤다. 잠시나마 잠을 청하니 어느새 7시 16분 춘천역 도착이다. 천천히 걸어 대회장으로 향하니 골인점이 작년보다 대회장 쪽으로 당겨져 있는 것 같다. 이곳저곳 구경하다 쌀쌀함을 피하고자 탈의실로 가 안쪽에서 스트레칭 겸 시간을 때우고 환복하고 8시 30분경에 밖에 나오니 물품보관소 줄이 많이 늘어서 있다.

 

전국의 날으는 꼬꼬들 모이기로 한 C조 후미를 찾아 반갑게들 해후한다. 34명인가 참가한다고 했는데 열댓명 본 것 같다. 출발시간은 다가오고 화장실 들러 작은 볼일 보고 나오니 9시 정각에 엘리트 선수들의 출발이 이루어진다. 동행한 김**님과 서브쓰리 페메를 따라가기로 하였기에 A조 뒤쪽에서 기다리는데 A조 후미와 B조 선두가 혼재되어 있고 9시 4분께 같이 출발하면서 꽤나 혼잡하다.

 

1km까지 4분16초로 약간 빠른 듯하면서도 그런대로 괜찮다 싶던 페이스가 페메를 뒤따르려니 금새 좀 벅차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오르내리막이 많은 1구간에서 조금씩 처지더니 150여m까지 벌어진다. 1차 반환하면서의 내리막에서도 편한 느낌이 아닌 약간 힘이 들어간 페이스로 뒤를 쫓는데도 벌어진 거리가 더 이상 멀어지지 않을 뿐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다.

 

5km 지점 소요시간 21분11초로 정확히 서브쓰리 페이스다. 얕은 내리막에서 힘을 더하며 신연교 건너고 10km를 향하면서 조금씩 주자들이 처지기 시작한다. 10km 지점까지 아주 약간 당겼다. 급수대를 앞에 두고 앞에서 달리던 클럽의 오**님을 보았는데 어느새 옆에서 따라온다. 12km쯤 갔나? 잘 달리고 있어야 할 김**님이 속도를 떨군채 달리는데 부상 부위가 좋지 않다고 한다. 1/3지점인 14km를 지나며 본 소요시간은 59분이 채 안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과연 후반에도 이 속도가 유지될까' 반신반의하면서 달리고 있다.

 

빨라진 페이스가 15km까지 한 40초는 당긴 셈이다. 그렇게 16km를 지나며 앞서 간 페메 일행을 따라잡았는데, '저벅저벅' 하는 발소리가 정말 거대한 군단이 달려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이 페이스 벅찬지 4~5m씩 처지다 근근이 따라붙기를 계속하면서 신매대교를 향하고 20km를 지난다. 이 구간도 20여초 당겼다. 급수대에서 좀 지체됐는데 그때부터 페메의 속도가 느려진다. 앞질러 나가며 신매대교를 턴하여 2차 반환하고 바로 하프지점이 나타난다. 소요시각은 1시간28분40초로 내 예상보다 1분은 빠르다.

 

자 이제부터 힘을 내보자! 제법 추월이 이루어진다. 24km를 지나며 뒷주머니의 파워겔을 꺼내려는데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다음 급수대에서 공급하는 것으로 대체하자 마음먹으며 꺼내기를 포기한다. 길게 이어진 춘천댐으로 향하는 오르막에서도 아직 힘이 소진된 느낌은 없다. 페이스를 유지하며 춘천댐 위의 춘성대교를 건너 약간의 오르막 후 나타나는 내리막에서도 제법 속도를 유지한다. 30km 지점에서 2시간5분 초반을 기록했는데 페이스만 유지되면 서브3가 이제 안정권이다. 25km 구간, 30km 구간에서 각 30초씩 당겼다.

 

다시 1km는 더 갔을 약간의 오르막에서 살짝 쥐가 오려는 기미가 보인다. 어! 안되는데. 쥐를 달래려고 조금 늦추니 바로 앞에서 달리던 주자들 순식간에 멀어진다. 잠시 늦췄다 다시 페이스를 올려도 괜찮은 듯해서 제발 다시 쥐를 잡게 하지 말아달라는 주문과 함께 달려간다. 102 보충대 지나며 넓어진 길에서도 힘은 떨어지지는 않는데 다리가 많이 힘들어한다. 35km까지 딱 서브3 페이스를 유지했다고 안심하는 순간 '저벅저벅'하는 요란한 발걸음소리가 뒤따르더니 36km 쯤에서 서브쓰리 페메 일행이 추월해가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힘이 빠진다. 이게 아닌데. 이때는 페메가 너무 빠르다는 것을 모르고 나도 잠시 착각한 것 같다. 37km를 지나며 본 시각이 2시간35분을 막 지났는데 포기할 때가 아니잖아! 남은 1km, 1km가 이젠 길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작년에 걷던 소양2교를 오늘은 여전히 힘차게 건넌다. 지난해는 다리 건너 바로 나타나던 40km 지점이 한참이나 가서 있다. 6초 가량 오버. 하지만 여유가 있다. 급격하게 쥐가 올까 걱정하여 페이스는 올리지 못하고 길게 이어진 마지막 남은 코스를 달려간다. 100m 이상 앞서 가던 페메가 결승점 500여m를 남겨두고 페이스를 뚝 떨구더니 뒤로 처지고 난 꼭 2년만에 감격의 서브쓰리를 해내면서 골인한다.

 

스피드가 10km 40분을 넘어가면서 훈련도 장거리주 위주로만 계속했고 9/8 철원, 9/29 청원, 10/5 해병대의 각 풀 대회 참석과 10/12 101km 영동 울트라를 뛰느라 스스로도 사실 싱글 초반만 달성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지막 한가닥 믿은 지속적인 페이스 유지가 오늘 기록으로 나타난 것 같다(전반-1:28:40, 후반-1:28:33). 오늘 춘마는 144회째 풀코스 완주와 26번째 서브쓰리 달성이라는 각인을 새겨 주면서 내 몸에 엔돌핀을 가득 채워주었다. 이제 또 도전이다. 

~05km 21:11.91 0:21:11.91
~10km 21:04.53 0:42:16.44
~15km 20:38.09 1:02:54.53
~20km 20:52.98 1:23:47.51
(하프) 04:53.10 1:28:40.61
~25km 20:45.87 1:44:33.38
~30km 20:43.88 2:05:17.26
~35km 21:15.63 2:26:32.89
~40km 21:21.06 2:47:53.95
~골인 09:19.16 2:57:13.11
(전반-1:28:40.61, 후반-1:28: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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