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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2013년 춘천마라톤 후기 (남자의 맘은 갈대)
작성자  이강하 - 2013-11-01 오후 9:46:27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사람은,

지금 내 몸무게보다 10kg 날씬하고 한달 200km 이상 연습하는 사람이다...라고 알고 있었다.

 

 

1년전

평중마에 가입하며, 1년 후 풀코스를 꿈꾼다. 춘천마라톤에서..

 

2달전

최근 5개월 동안 이런저런 핑게로 제대로 연습한 적이 없다.

문뜩, 춘마 풀코스 신청했다는게 생각이 났다.

이런상태에서 완주도 못할건데...  (몸무게 1kg 도 못 빼고)

포기하자.. 씁쓸하다. 담을 기약하지 뭐.

춘마 취소하려고 보니, 환급액이 고작 1만6천원이다.

기념품 티셔츠 받는게 더 낫겠다

 

1달전

춘마 배번이랑 티셔츠가 왔다. 마음이 설렌다.

춘마 티셔츠를 입고 학의천을 달려본다.

러너들은 이 옷을 알아보겠지... 명품옷을 입은양 우쭐한 기분이 든다.

10km 정도 달렸더니, 기분이 상쾌하다.

그래도 풀코스는 택도 없지.

 

2주전

평중마 카페에 배번 양도 글을 남긴다. 씁쓸..

오뛰자님 같이 가자는 댓글...

사실 가고 싶다. 국내 최고의 대회라는데... 구경이라도 하고 싶다.

10km 코스로 참석하자

 

1주전

10km 는 아름다운 풍경의 코스가 아니다.

춘천까지 가서 10km 만 뛰는 것도 아쉽고.

인터넷 후기에서 회송버스를 타고 들어왔다는 글을 보고..번뜩 ^

달릴고 싶은 만큼 달리고, 나머지는 차를 타고 편안히 경치를 구경하면 되겠구나..ㅎㅎ

회송버스 타고 완주(?)하기로 결심!!

 

1일전

평중마 정모때, 회송버스 계획을 얘기한다.

리더님 왈.. 차라리 신매대교를 넘어 오는게 낫지 않겠냐고 조언.

검색해 보니, 실제 신매대교로 넘어왔다는 후기가 있다.

약 26km 가량.. 거리 적당하고, 아름다운 코스도 충분히 즐길수 있겠다.

신매대교 넘어 26km만 뛰자 

 

당일

비장한 각오의 다른분들과 달리, 부담이 없어 소풍가는 기분이다.

호수와 단풍이 곱게든 나무들... 역시 오길 잘했다.

경치도 구경하고, 꽹과리 치는 어르신들께 손 흔들어 가며  관광 마라톤을 즐긴다.

20km 도 지나고, 신매대교 턴 지점... 갈등이 시작된다.

'아직 체력이 남아있다'

'내 뒤에 따라오는 이 많은 사람들도 완주가 가능한가 보지?'

'제한 시간이 6시간이니, 걸어도 완주가 가능하지 않을까?'

'일행들이 너무 많이 기다리실텐데...' (먼저들 가시겠지..^^)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더 달리고 싶다'

완주 해보자. 가는데 까지 가보자.

 

춘천땜까지는 즐겁게 달려갔다. (그래봤자 7분주)

30km 를 지나니, 발목도 아프고 다리도 뻣뻣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질질 끌며  나아간다.

어느새 나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나 보다.. 터덜터덜.

37.5km 저멀리 낮익은 깃발을 흔드는 사람...브라보님이다.

놀다가 우연히 엄마를 만난 아이 마냥, 반가워서 깡총 달려간다.

브라보님, 하니님이 주신 시원한 콜라 한잔.. 두잔 마시고

다시 힘을 내어 달리다... 걷다가

드디어 골인.. 5시간 25분만에 완주

 

춘천마라톤은

첫 풀 완주의 감격뿐 아니라, 즐겁게 달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하였다.

꼭 몸이 가볍고, 많은 시간 연습을 해야지만 달릴 수 있는건 아니더라.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달리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제일 끝줄에서 뒤뚱뒤뚱 달리더라도... 

달리기 자체가 즐겁다. 기록이 중요한게 아니잖아.. (소질 없는 자의 변명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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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 2013-11-04 답글답글
 

재미있고 생동감있는 후기네요. 잘 보았습니다


smj4*** 2013-11-05 답글답글
 

후기 잘읽었습니다
내년 봄에도 다시 도전 해보세요...


hw*** 2013-11-06 답글답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많은 희망을 줄것 같네요.
여러번 뛰어본 입장에서는 절로 입가에 웃음이 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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