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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사형선고에서 새 삶과 희망을 얻은 2012 춘천마라톤
작성자  박유진 - 2012-11-30 오후 11:59:13 
2002년 남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월드컵의 환호성에 휩싸여 있을 때,
저는 임파선 말기 암선고를 받고 산소호흡기를 차고 몰핀을 맞으며 통증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끝없는 치료와 차라리 죽음을 달라고 기도를 할 만큼 참을 수 없는 통증은
월드컵의 환호성도 통증에 쩔어있는 저에게는 소음에 불과했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지냈습니다.
치료가 거듭되면서,, 산소호흡기를 떼고, 혼자 힘으로 화장실도 갈 수 있게 되었고,
혼자 힘으로 밥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년 후에는 남의 부축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지하철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기력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가다쉬고 가다쉬다를 반복하며 표 끊고 지하철 탈 때까지 장장 40여분... ㅠㅠ
(그날은 가족들이 모여 파티까지 했답니다.)

그렇지만 그냥 그렇게 보낸 1년은 아니었습니다.
작지만 거실 1바퀴 돌기가 운동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헬스 클럽에 처음 간날이 기억납니다.
트레드밀의 손잡이를 잡고 15분 걷고 집에 와서 완전 탈진...
그렇게 이틀을 버티니 온몸이 불덩이가 되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을 수 있지만, 그 때는 생존의 문제였답니다.
그렇게 15분이 30분이 되고, 3km/h로 걷던 속도가 6km/h가 되고..
정말 이 과정이야 말로 진정한 마라톤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헬스클럽에 붙어있는 10km마라톤 전단지를 보고 참여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희망과 함께... 그렇게 하프에 도전하고...
하프도 했으니 풀도 도전해보자..
그렇게 작년에 처음으로 2011 춘천마라톤에 참여하게 됩니다...
기록은 6시간 39분 47초...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아오던 중 약물 부작용으로 호흡곤란이 와서 뛸 수가 없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걸었습니다.
사실 회송차를 타라고 누가 한마디만 했다면 탔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제게 그런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걷는 제게 시민들과 경기를 마친 분들이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좋다.. 포기란 없다.  완주해보자..."
그렇게 시작된 춘천 마라톤이었습니다.
느린 페이스 덕분에 춘천의 아름다운 풍경도 느긋하게 볼 수 있었고,
지금 생각해 보니 코스의 언덕분석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다시 2012 춘천마라톤 대회를 맞이합니다.
작년 날씨도 올해만큼 따뜻했지만 작년엔 몸이 지금처럼 건강하지 않아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손이 시려 폴라텍 장갑도 2개나 준비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싱글렛에 칠부바지를 입고 장갑도 필요없을 만큼 컨디션도 좋아졌습니다.

<2011년 항암 부작용 호흡곤란으로 걷기만 할 때  vs   2012년 건강을 많이 회복하고 달리기 할 때>

작년에 호흡곤란으로 고생했던 것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남들은 달리기만 열심히 할 때 저는 약물과의 전쟁도 함께 해야했습니다.
약먹지 않고도 나는 숨도 잘 쉴 수 있고, 잘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누구에게 증명한다기 보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저처럼 지금도 힘들게 항암치료로 고생하는 악성 임파종 동호회 회원님들께 적어도 희망의 본보기는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춘천 언덕맛을 미리 본 덕분에 집 근처 언덕길에서 나름 열심히 연습하고,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도 해서 자세나 스피드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대망의 2012 춘천마라톤...
작년에는 항암 부작용으로 숨이 너무 차서 헐떡거리던 그 길을 빠르지는 않았지만, 살살 뛰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기록을 떠나 너무 기뻤습니다.
"작년에는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내가 그 길을 뛰고 있구나.."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뛰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25km 넘어가니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지만,
그 고통스런 항암치료도 견뎠는데, 이 순간도 지나고 만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한시간 안에만 들자는 목표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기록은 4시간 34분 59초... 아~! 너무 기뻤습니다. 예상한 것보다도 훨씬 잘나왔습니다.





기록을 단축해서도 그렇지만,
나도 이제 숨차지 않고 달려서 해냈다는 성취감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습니다.
아마 늘상 접하는 공기가 없어져 숨을 못쉬게 되면 제 맘을 이해할 지 모르겠군요...
완주하신 분들 중에 눈물을 보이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도 눈물이 나더군요...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며 살날이 몇일이나 남았을까를 생각하던 내가 마라톤 대회에서 남들과 함께 완주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흔히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들 하지만 저에게는 유난히 그 말이 뼛속깊이 와 닿습니다.
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을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투병생활에 힘들어하고 있는 분이나 가족분들이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1달 밖에 못산다는 사형선고를 받고도 10년이나 버틴 것만해도 대견한데 이렇게 마라톤에서 살방살방 뛰어다니니까요...

작년에도 힘들게 완주하면서 세상을 다르게 바라봤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노력한 결과를 보니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또 많이 바뀌었습니다.
공기와 같이 늘상 옆에 있는 것들과 사람들의 소중함 마져 깨닫게 해준 소중한 마라톤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삶을 바라보는 내 모습을 보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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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 2012-12-04 답글답글
 

유진씨~ 멋지십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10년보다 남은 삶 소중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2012-12-04 답글답글
 

일종의 옵저버 입장인지라 답글만 달고 있었습니다만, 이 수기에는 저도 글 하나를 달지 않을 수 없군요. 담담하게 풀오놓은 투병기, 그리고 완주기가 심금을 울립니다. 박유진 님과 같은 대회에서 뛰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군요. 다른 춘천마라톤 참가자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가을의 전설이란 타이틀은 주최 측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만드는 것임을 새삼 통감합니다.


2012-12-06 답글답글
 

정말 감동적이네요~화이팅 하세요~~


hifi0*** 2012-12-06 답글답글
 

정말 감동적이네요~화이팅 하세요~~


kkn1*** 2012-12-06 답글답글
 

진정으로 용기있는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두 2005년 풀코스를 처음 달리고 2006년 대장암 수술 이후 2009,2011,그리고 올해 춘천을 달렸답니다. 내년에도 달리려구요. 힘 내세요. 화이팅!


joay*** 2012-12-06 답글답글
 

그렇케 노력하시면 아마도 그 나쁜 세포들 다 도망가버릴 껍니다. 힘차게 사세요!!!


sbp*** 2012-12-06 답글답글
 

멋쩌.
멋쩌도 너무 멋찌다.


mow*** 2012-12-06 답글답글
 

몇번 읽었어요.
감동입니다.
박유진님 내년 춘마도 화이팅^^


kyw5*** 2012-12-06 답글답글
 

휴먼스토리입니다.
마라톤은 희망입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yhkim*** 2012-12-07 답글답글
 

정말 멋지시고 부러습니다.
일때문에 바쁘다는 핑게로 게을러진 제 자신을 다시 돌아봅니다.
화이팅!!!


hjw6*** 2012-12-07 답글답글
 

정말 대단한 열정을 지니신 분이군요. 화이팅 !!!


kjho*** 2012-12-07 답글답글
 

뜨거운 박수를보냅니다~~~열정은 반드시 더 나아가게 할것입니다!


mhkhs*** 2012-12-07 답글답글
 

정말 대단하심니다 보통사람 우리도 완주기분 너끼는데 모든것다 어든 기분이죠


hanio2*** 2012-12-08 답글답글
 

오! 놀랍습니다. 저도작년 재작년 가을의 전설에 동참했었지요. 올초 직장암 수술후 올가을엔 응원만 가고 말았네요. 내년엔 다시 도전할까? 고민중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많은 용기를 얻네요.
동계훈련 꾸준히해서 동아부터 시작해야겠네요. 많은 암 환우여러분 화이팅입니다.


suy*** 2012-12-10 답글답글
 

저도 1여년전 원인도 알수 없는 병으로, 진통제도 듣지 않는 통증으로, 병실에서 하얗게 밤을 지새우는 날들의 연속 속에서.... 지하철 계단을 오르지 못해 끝내 아내의 등에 엎혀서 집으로 향한 날들이
기억에 오릅니다.
그날이후 세상의 모든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새록이 생겼습니다.

춘천 그곳은 어쩌면 저에게도 성지와 같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꼭 그곳에서 가을의 전설을 쌓아 올릴려고 합니다.

박유진님의 모습을 보면서 이 아침,
또 한번 삶에 감사한 마음 새겨봅니다.


suw*** 2012-12-10 답글답글
 

감동적인 글입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달리면서 마음속으로 늘 응원을 보냅니다


dlakstj*** 2012-12-11 답글답글
 

작년에도 금년에도 함께뛰었습니다.
그러나 그 뜻깊은 거리를 유진님이 달렸다는 사실을 이제사 알았습니다.
건강과 늘 그길을 달릴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힘내세요 ^*^


jeanj*** 2012-12-14 답글답글
 

코 끝이 찡하네요! 덕분에 나름의 힐링이 되었답니다.자매님 덕분에 내년에는 오랜만에 중마보다는 춘마로 도전해 보려 합니다. 그때 뵈면 함께해요! 건강하세요!


객원기자  hhh5*** 2013-01-07 답글답글
 

마라톤을 하면 인생이 바뀐다고 합니다
마라톤은 만병통치약이라고 합니다
아픈 병마와 싸우면서 오로지 삶에 대한 정열적인 의지가 있어 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풀코스 완주한 정신이면 병마도 곧 도망갈 것입니다
감동의 후기로, 아픈 사람들이 본 받을겁니다.
계속해서 시간만 되면 걷기, 등산, 운동으로 극복하면 곧 회복될 것입니다,


poto*** 2013-01-24 답글답글
 

감동적입니다. 감사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알려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sea*** 2013-03-24 답글답글
 

저도 3년전 암으로서는 좀 약한(?) 갑상선암으로 수술후 운동을 시작했고 유진씨와 같은 대회를 참가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가는 수기 였습니다. 누군가에는 진정한 가을의 전설이 되었군요. 계속 화이팅 하십시오! 응원 하겠습니다.


2013-03-25 답글답글
 

감동 그 자체네요....


james3*** 2013-04-21 답글답글
 

가을의 전설이 또하나 생겨나는군요^^


oyep4*** 2013-04-23 답글답글
 

정말 대단하단 말 밖에 ~ 10km만 뛰어도 온몸이 피곤한 1人 입니다. ^^
언제나 화이팅 하세요~


sonic*** 2015-01-08 답글답글
 

감동의 수기 잘 읽었습니다.
이 수기는 읽는이로 하여금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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