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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2012.11.04] 중앙서울 마라톤-내 또 다른 목표인 메이져 대회 SUB-3를 향해
작성자  송석규 - 2012-11-13 오후 2:30:03 

[2012.11.04] 중앙서울 마라톤

장 소 : 잠실 종합운동장

코 스 : FULL코스

기 록 : 2시간 58분 21초

 

 

 

 

 마라톤의 첫 시작을 중앙일보 마라톤과 함께..

 

중앙마라톤의 기록조회를 해보니 내가 달린 모든대회의 기록이 나온다.. 새삼 예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2000년 초겨울 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나는 불알친구와 함께 젊은 객기만을 갖고 하프코스라는 단축마라톤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때에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달릴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그때의 고통과 감동은 눈앞에 선하다..^^ 이제보니 벌써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

 

 

내 또 다른 목표인 메이져 대회 SUB-3를 향해..

 

 말은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부끄러운 레이스를 펼쳣다.

지난 여름 하남~여의도 풀코스 마라톤대회 이전에 풀코스는 SUB-3만 하면 다신 안하겠다고 다짐했던 나인데 한번하고 나더니 이번엔 메이져 대회( 춘마는 제외하고) 동마, 중마를 하면 그만하겟다는 욕심아닌 욕심으로 또 한번의 도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지난번 30km 지점에서 레이스를 잠시 중단하고 걸었던 뼈아픈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한다고  여름에는 잠시 반달에도 나가서 하프도 뛰긴 했지만 고작 해봐야 2회정도이니 훈련이라고 말하기도 머하다.. 대회 100일전부터 달력에 체크를 해 놓고 나름의 계획을 세워 봤지만 일이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내 자신을 합리화 시키면서 계획 또한 먼나라에 두고 와 버렸다. 대회가 다가 올 수록 시험공부 안하고 시험날짜를 맞이하는 학생처럼 마음이 무겁고 떨렷다..시험에서는 혹시라도 찍기의 신공이 발휘된다면 우연찮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마라톤에서는 그런 요행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대회 시작 전 부터 그 간의 내 게으른 행적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하루 전날..

 

 무섭다고 해야하나 두렵다고 해야하나? 내일이 대회라 아침에 조깅 차원에서 잠깐 뛰긴 했지만.. 오후 3시쯤 예식장에 다녀온 이후 오늘은 아무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했는데도 저녁에 잠이 오지 않았다.. 이미 내일 갈 준비는 모두 끝내버렸는데..ㅠㅠ 피곤하지 않아서 그런걸까?? 긴장을 한 탓인지..ㅋ 내게는 휴식이 어울리지 않는걸까? 한참을 뒤척이다가 잠이 오지 않아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찬바람이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뛰기에는 조금 쌀쌀한 날씨인것 같다.

 

 갑자기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나..?' 하며 만감이 교차 했다. 직장인들에게는 천금같은 주말인데 매주 대회가 있는날이면 쉬는날도 아랑곳 하지않고 어김없이 참가했던 나인데.. 왜 하필 오늘 이런 생각이 나는 걸까? 준비가 안되서 이기도 하지만 풀코스란 레이스는  그만큼 힘들긴 하나보다..

 

 대회장 도착~ 

 

 잠을 많이 설친 탓에 알람을 맞추어 놓았는데도 조금 늦게 일어났다. 어머니는 풀코스라서 이번만은 가서 봐야겠다고 하셨지만 날씨도 춥거니와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기다리게 할 순 없다고 하면서 극구 만류를 하였다. 다음에 동네 대회때 같이 나가면 될거라고 설득한 후 미리 챙겨놓은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이제는 정말 겨울이 다가왔다는 말이 실감이 나듯 온몸에 스며드는 찬공기에 정신을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주말 아침이면 출근하는 사람들이 없어 지하철이 한산하지만 그중에서도 크게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황금같은 주말에도 일하시는 분들 ㅠㅠ 그리고 황금같은 주말을 정말 알차게 보내시고 아침에 귀가 하시는 분들(나도 한때는..ㅋㅋ) 그리고 등산가시는 분과 대회참가나 달리러 가시는 분들이다..ㅋㅋ 오늘은 진정한 러너들이 참가하는 중앙마라톤이 있는 날이라 비장한 각오로 지하철을 기다리시는 분들을 한컷 찍어보았다. 확연히 일반인과는 다르다

 모두들 죄송( 모자이크 처리는 했습니다~)

 

 
 

 드디어 대회장 도착~!! 역시 많은 인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파워젤 파는 아줌마 아저씨들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서 온 가족들, 친구들..^^ 그런 그림들을 구경삼아 발걸음을 옮겨 뉴발란스 부스로 가니 휴먼레이스 카페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들 축제를 즐기러 온 친구들마냥 신나게 사진을 찍으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나도 인사를 한 후 간단한 안부를 나누고 환복을 했다.(미리 안에 입고 왔기에 탈의실을 갈 필요는 없었다.. 탈의실 안엔 파스냄새가 진동을... 그래서 가기 싫다능..) 환복을 하면서 원석이가 준 찹쌀떡을 맛잇게 먹으며 카페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중 배동성씨가 출발한다는 방송을 한다.. 이크! 난 아직 짐을 맡기지 않았다구!! 하면서 서둘러 물품 보관장소에 가서 짐을 맡기려데 반가운 얼굴 철이형을 만났다^^ ㅋ 나의 유일한 목표!! 그런데 오늘 감기에 걸리셔서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ㅠㅠ 이론이론..ㅠ

 

 드디어 대망의 풀코스 추~울발!!

 

 

 0~20km

 

 초반 출발은 무리하지 않기로 생각했지만 페이스를 보니 계획 보다 많이 무리한것 같다.. 역시 메이져 대회라 그런지 지난 하남시 풀코스 마라톤 보다 쟁쟁한 실력자들이 많이 나왔다.. 출발과 동시에 선두그룹은 저 만치 앞으로 치고 나가며 나는 얼떨결에 2그룹에서 뛰게 되었다. ㅋ 그때까지는 참을 수 있었으니까^^ 

 1km 3분 50초 페이스!!  음.. 좋아 한번 계속 가보자~!! 사실 근래에 왼쪽 무릎상태가 좋지 않아 테이핑도 했으나 통증은 여전히 남아있는듯 했다. 그래서 무게 중심을 오른다리로 옮기면서 천천히 발란스를 맞춰 나갔다. 그렇게 달리고 있는데 역시 반가운 얼굴인 철이형이 앞으로 나가고 계셨다. ㅋ 몸상태는 좋지 않았으나 원 실력이 있으니!! 화이팅이요!!  그렇게 10km 구간을 지날 무렵 차츰 2진 그룹도 나누어 지기 시작했다. 나는 무리하지 않고 조금 속도를 늦추고 있는데 철이형이 나의 페이스를 맞춰 주는듯 같이 가고 있었다. 레이스에서는 경쟁상대였지만 오늘만은 든든한 파트너가 된듯했다^^  그렇게 꾸준하게 20km 를 지날 무렵..

 

  

 

 

20~30km

 

 갑자기 배가 스르르 아파옴을 느꼈다..ㅠㅠ 이런 분명 아침에 거사를 치르고 나왔는데.. 조금만 참고 가보자!!  그런데 갈수록 내 뱃속은 롤러코스터 마냥 신나게 돌고 돌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나는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마땅한 곳을 찾을 길이 없었다. 허흑..   논바닥에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던 중 마치 오아시스처럼 반가운 주유소가 보였다. 아쉽지만 철이형과 함께 한 레이스는 여기까지였다. 작별의 인사도 하지못하고 주유소 화장실로 향했다.( 3분페이스로..ㅋㅋ)

 휴~ 그렇게 볼일을 보고 다시 달리려하니 감이 오질 않았다. 다만 가벼워 질뿐..^^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외로운 레이스를 시작했다. 반대편에서는 벌써 반환을하는 휠체어 선수들이 시원하게 질주를 하고 있었다.~~ 멋지군!! 굿굿!!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반환점이다!! 그런데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반가운 얼굴 한민이다!!ㅋ 차세대 에이스!! 역시 빠른 페이스다! 나는 크게 화이팅을 한번 외쳐주었다..^^ 조금 더 있으니 철이형도 보였다! 다시 한번 화이팅!!

 

 이젠 나도 반환점 통과!

 

 반환점을 통과하고 나니 바로 뒤에 전차 군단 처럼 무리지어 오는 그룹을 보았다.. 괜시리 무섭게 느껴졌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힘이 남아있는듯 했다. 풀코스는 많은 경험이 없기에 후반부에는 어떻게 힘을 써야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 할 수 있는건 뛸 수 있을때 많이 뛰어 놓아야 한다는것 뿐이었다.

 그런 느낌으로 30km 지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30~42.195km 고통의 시작.. 그리고 골인..^^

 

30km 지점을 통과!! 지난번에 29km 지점부터 통증이 시작되어 이 지점에서 걷고 있었던 기억인데.. 조금의 통증은 느껴지지만 그래도 참을 만했다. 그렇게 거샌 바람을 헤치며 순조로운 레이스를 펼치고 있던 나는 35km 지점 이후 부터 드디어 큰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조금씩 다리의 근육이 뭉쳐지는게 느껴지면서 점점 내딛기가 버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너무 큰 욕심을 부렸나보다.. 출발하면서 부터 지금까지 줄곧 걱정해오던 부분이었는데.. 정말 정직한 운동이라는 말뿐이.. 초반 오버 페이스인가? 아니면 수분 섭취 조절? 파워젤이 문제인가? 이런 의문점들은 생각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내 다리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거 그 한가지이다..

 

 조금만 참고 달려보자..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아직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힘들어 보도에 누워도 보고 스트레칭도 하면서 다시 뛰어보려 발버둥 쳐 봤지만 돌아오는건 내 앞을 쉥하니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러너들의 뒷모습뿐이었다. 나스스로 걷고 있으면서  수많은 반성과 후회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내리막길이 나타나 다시 한번 힘을 내어보겠다고 내 달렸지만 그것도 잠시뿐 또 다시 통증이 시작되었다. 나도 모르게 보도로 나와 누워 버렸다.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다리를 위로 들어 올려 잠시 동안 하늘을 보았다..

 

 풋..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지금이 상황이 괴롭고 힘들면서도 계속해서 골인 지점을 향해 가고 있는 날 보며 한 숨이 나왔다..? 무얼 위해 뛰고 있는건가? 아무런 연습없이 고통없이 나만은 다를거라는 그런 위험한 생각이 나를 여기 이 자리까지 오게했다.. 오늘의 교훈은 아마도 두고두고 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겠지? 잠시 동안의 생가을 뒤로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한 아저씨 왈

 

 "은정씨를 생각해서 포기하지말고 뛰어요!!"

 

 ... 뭐지? 뭔 소리 하는거지? 너무 힘든 나머지 정신이 혼미해서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던 나는 다시한번 곱씹어 생각해보았다.. 가만히 걸으면서 생각하던 차에.. 아! 성민이와 은정이의 이벤트 스티커가 내 눈에 들어왔다..ㅋ 참.. 고통스러운 와중에 한번 더 웃게 해준 아저씨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하나?ㅋㅋ 이제 39km 지점이 보인다. 구간 랩타임을 체크해본다고 괜히 안하던 시계를 조작하다가 내 기록을 잃어버려 지금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모르던 나는 왠지 궁금해졌다.. sub-3 하려면 이제 얼마 안남았을텐데..? 주위에 아저씨들이 포기하지 않고 sub-3를 향해 바쁘게 뛰어가고 있는것만 같았다. 그러던 와중 열심히 내딛고 계시는 아저씨 한분께 여쭤본다..

 

 "지금 얼마나남았어요?"

 

 아저씨왈 "15분!"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악을 품은듯 기를쓰고 달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멋진 모습이었다. 어느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다시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내리막이라 원 없이 뛰어보고 후회하자!는 마음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3km 남짓 남았는데 조금 힘을 내면 아마도 sub-3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때문에 내 몸은 점점 가벼워 지는듯했다. 여러 어르신들을 재치며 가고 있는 와중 예전부터 대회장에서 자주 뵙던 형님을 만나 같이 뛰기 시작했다. 형님 실력이면 한참 먼저 들어오셨어야 하는데.. 그래서 물어보니 10분인가 늦게 출발하셨다는..

 그렇게 함께 뛰니 힘도 덜 드는것 같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들어올 수 있을것 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코너만 틀면 출발선이다!! 나도 모르게 젓먹던 힘까지 짜내어 막판 스퍼트를 내어 본다. 운동장에 들어서기전 휴먼레이스 친구들이 화이팅을 외쳐 준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아파서 들어눕고 쌩쑈를 다 했던 놈인데 지금은 골인 지점이 눈앞에 보이니 미친듯이 날뛴다니.. 내가 봐도 이상한 놈이다..

 

 내가 하프코스를 처음 뛰었을때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잠실올림픽운동장 트랙을 돌며 골인하는 것이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기에 지금도 이렇게 달리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 바로 그 장소에서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느껴보고자 풀코스에 도전해 첫 중앙마라톤을 sub-3라는 기록으로 골인하려 한다..  수많은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온 여정이었지만 언제나 골인의 순간은 감동적이다. 내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루어낸 값진 성과이자 레이스를 넘어선 내 삶속에서 교훈을 준다. 풀코스는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언제나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이다.. 어느 순간 또 주로에서 누워  고통을 맛 보고 있을 지라도..

 

 

 

 

골인 직전의 모습 이때에는 힘이 났는지 그래도 정상적인 모습이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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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akstj*** 2012-11-14 답글답글
 

Sub-3 축하합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대단하십니다.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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