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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중앙마라톤. 서브4에 실패하다.
작성자  한상준 - 2012-11-06 오후 7:46:05 


마라톤을 하면서 처음으로 카보로딩을 했습니다.
2010년 중앙마라톤에서는 3시간 58분 01초 의 첫 서브4를 했고, 작년 중앙마라톤에는 4시간 1분 1초로 아쉽게 서브4를 놓쳐서 이번에는 다시 서브4를 하고 싶었다.
월~수는 소, 닭, 돼지, 계란만 먹었고, 목요일부터 떡과 밥만 먹었다. 카보로딩을 한지 6일째. 단백질을 끊고 탄수화물 섭취를 시작했음에도, 어지럽고 힘들어서 과연 카보로딩이 맞는 방법일까? 이 상태로 중마 당일에 달릴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달리, 토요일 오후부터 컨디션이 돌아왔습니다.
 
새벽에 꿈을 꾸었습니다. 지금 신는 마라톤화인 파란색 미즈노 오사카 2011 신발. 수선집에 갔는데, 깔창을 꺼내더니, 뒷축을 끊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중마를 뛰어야하는데, 이래도 되느냐?"고 하자, 수선을 멈추고 깔창을 신발에 그냥 넣으면서 "그냥 달려도 된다"고 하더군요. 과연 그 깔창으로 달려도 될까?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그 꿈으로 새벽 4시반에 눈이 떠져서 한시간정도 더 자려고 뒤척이다가, 포기를하고 컴을 키고 날씨를 확인하고 밥한그릇을 먹었습니다. 그 꿈이 예지몽일지는 몰랐습니다. ㅠㅠ
 
6시좀 넘어서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늘 하던대로, 버스를 타고 겔러리아 앞에서 갈아타서 종합운동장역에 내렸습니다. 몇몇 달리미들이 함께 내리더군요. 건너편 종합운동장으로 가기 위하여, 지하철역을 통과해서 올라갔습니다. 지하철역내에는 역시 화장실이 붐비더군요. 
 
7시가 안되서 동호회 부스에 도착했고, 동반주를 하기로한 사람과 함께 준비운동을 하고 8시에 맞추어 시작선으로 갔습니다. 8시 10분쯤 달리기가 시작되었지요. 1km를 채 달리지 않았는데, 오른쪽 다리가 묵직합니다. 이런... 조금 걱정이 됩니다. 꿈 생각도 나고... 달리다 보면 풀리겠지... 싶었습니다.
 
달리는데 4시간 페메가 바로 뒤에서 쫒아오더군요. 떼로 달리길래 먼저 보내주고, 바로 뒤에서 달렸습니다. 이 4시간 페메는 좀 특이하더군요. 페메는 정속이 기본인데, 속도가 좀 들쭉날쭉해서 정작 정속으로 달리는 우리와 엎치락 뒤치락을 했습니다.

가민 GPS 시계를 이용하며 1km 마다 자동 알람설정을 해놔서 편하게 페이스를 유지할수 있었습니다. 5분 30~40초 사이로 꾸준히 뛰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함께 달리는 분의 리드는 훌룡했습니다. 서브 3도 가능하신 분이기 때문에 연륜이 느껴지더군요. 적당히 빨리치고 나가고, 또 천천히 달리고, 음료수를 마시기 전에는 10여초씩 빨리 가서 시간을 벌고, 음료수 마시면서 번 시간을 쓰고...
 
아침에 일어나서, 열심히 챙긴다고 챙겼는데, 파워젤 주머니도 안챙기고, 파워젤도 없었습니다. 불안하더군요. 그래서, 중간에 간식을 주는곳에서 초코파이와 바나나를 반개 먹었습니다. 그리고 물도 마시구요. 이때부터 속이 좀 거북하더군요.
다음 간식주는곳에서는 바나나 하나를 통째로 먹었더니, 배가 부르더군요. 달리는데 좀 불편했습니다. 
28km 지점에서 배도 부르고, 다리에 힘도 빠져서 걷고 싶었습니다. 이번 연습주때 30km 이상을 한번밖에 안달려주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풀코스를 여러번 달려본 경험에 의하면, 이렇게 힘들다가도 5-10분 달리다보면 다시 힘이 난다는것을 알기에 꾸준히 달렸습니다.
아마도 동반주를 하지 않았더라면, 28km 부터 걷기 시작했었을 겁니다. 이래서 동반주가 중요합니다. ^^
 
하여간 30km를 넘으니 또 힘이나서 꾸준히 5분 30~40초 페이스로 다시 5km 를 달렸습니다
그런데, 발목에서 이상이 왔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는데, 발목이 묵직한 느낌. 그리고 자동으로 발목이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작년 중마때도 비슷한 경험을 40km 지점에서 겪었기 때문에 발을 쭉쭉 뻗으면서 달렸습니다.
 
달리면서 중간중간 보이는 "OOO 수능 대박" 이란 뒷판을 달고 달리는 분들이 꽤 되시더군요. 울 아들도 내후년에 고3. 과연 제가 내후년 중마때, 수능을 며칠 앞둔 상태에서 중마를 참석할수 있을지 의문이 들더군요. 
 
그렇게 2km를 더 달렸습니다.
 
이제 5.195km만 더가면 완주입니다. 달린 시간을 보니 3시간 28분 정도. 서브 4까지 32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5.195km를 6분 페이스로 달려도 31분이면 가능했고, 힘들지도 않으므로, 체력도 받쳐줄수 있어서 다시 한번 서브 4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내년 중마때도 B그룹에 들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이때 오른쪽 장딴지에서 신호가 왔습니다. 중간쯤에서 근육이 불끈 불끈 움직이는 느낌. 마치 무슨 벌레 한마리가 장딴지에서 발버둥을 치는 느낌이더군요.
동반주를 하는분에게 말을하고, 잠시 멈추고, 간단 스트레칭을하고 다시 달렸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 현상이 반복되면서 고통이 수반되더군요.
별수없이, 먼저 가시라고 한후 멀어져가는 그분의  뒷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보폭을 줄이고 총총걸음으로 달리는데, 계속 고통이 옵니다. 그나마 걸으면 괜찮은데 제대로 달리려고 다리를 뻗으면서 달리면 다리 장단지가 울리면서 고통이 수반되더군요. ㅠㅠ
 
새벽에 꾸었던 꿈이 맞나봅니다. ㅠㅠ
 
그나마 다행인건, 완전히 쥐가 난건 아니란 것입니다. 쥐가 나려고 하면 천천히 멈추고 스트레칭을 하니 생길랑말랑하더군요. ^^
그래서 뛰다 걷다를 반복하는데, 정말 아쉽고 아쉽더군요. 4km를 남긴지점까지 7분 50초. 비록  2~3분을 까먹었지만, 그때부터라도 5분 30초 페이스로만 달려도 서브4가 가능한데...

몇번 다시 달릴려고 하였지만, 도저히 달릴수 없더군요. ㅠㅠ
중간에 동호회원님을 한분 만났습다. 제 손을 꼬옥 잡아주시면서, 달리자고 하시는데, 제가 힘이 빠져서 못달리는 것이 아니고, 다리에 쥐가 나서 못달리는것이라서 힘들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분은 제 장딴지를  갑자기 때리시면서 풀어주시려고 하셨는데, 맞는순간 정말 소리를 지를정도로 엄청난 고통이 오더군요. 먼저 가시라고 하고 전 천천히 뛰다 걷다를 반복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의료진이 보여서 파스도 뿌리고, 스트레칭도 하고 애썻지만, 효과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5km 남은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하여간, 걷고 뛰는것을 반복하면서 스타디움을 들어가고, 결승선을 통과하였습니다. 마라톤을 달리면서 스타디움에서 걸어보긴 처음입니다. 그 짧은거리 조차 고통이 너무 심해서 달릴수 없더군요.
 
결과는 4시간 10분 03초.  그나마, 초반에 잘 달려놔서 평균 5분 57초 페이스네요. 
 
 
구간별 페이스를 보면 36km 까지는 5분을 유지했는데, 그 이후 페이스가 마구 떨어지면서 7:59 까지 나오네요. ㅠㅠ
 
이로서 제 9번째 풀코스를 완료하였습니다. 
 
한편.... 인생이 자신이 준비한것과 상관없이 변수로 인하여 바뀔수 있듯이, 오늘 마라톤도 그러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런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하여, 아쉽고 아쉬운 상황에 대하여, 크게 화내지 않고 받아들일수 있는 나이가 된것 같습니다.
 
즐겁게, 그리고, 더 큰 부상없이 완주한것으로 만족합니다.

이제 내년 동마를 준비해야겠습니다. 동마에서 다시 서브 4에 도전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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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sltjs*** 2012-11-12 답글답글
 

수고하셨어요~
화이팅~!!!! 똥꾸힘!!


객원기자  hhh5*** 2012-11-28 답글답글
 

풀코스 연습할때 적어도 35키로 이상 2~3번 정도는 달려야 몸에서 달린거리를 기억 한다고 합니다
전문가 얘기를 들으면 쥐나는 현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즉 연습부족이라고 해야할것 같답니다.
5키로 남겨놓고 쥐나서 엄청 고통스러운것을 느끼셨네요?
개인적인 생각에 풀코스 달리려면 적어도 35키로 이상 2~3번정도는 달려야 몸에 적응된다고 합니다. 후반에 엄청 고생 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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