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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2012.06.17] 전마협 창단 11주년 기념 2012 하남~여의도 한강길 마라톤대회
작성자  송석규 - 2012-06-28 오후 3:59:30 

 

 [2012.06.17] 전마협 창단 11주년 기념 2012 하남~여의도 한강길 마라톤대회

장 소 :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

코 스 : 풀코스

기 록 : 2시간 58분 47.61초

 

배번이 두려웠다..

  이번 만큼 배번이 두려웠던 적이 있을까..?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한지는 횟수로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이번처럼 전날 저녁까지 나갈까? 말까? 고민해 본적도 없었던것 같다..(물론 있었어도 너무 오래되서 잊었을 수도 있겠지만^^) 10년 동안 2회의 풀코스 완주 경험은 있지만 이미 7년 전의 일이라  풀코스에 대한 감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든 러너들의 꿈 sub-3..

  10년 이라는 세월을 달리기란 취미를 갖고 있었던 만큼 sub-3에 대한 욕심은 언제나 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러너들의 꿈인 만큼 쉽지 않은 것이라는걸 잘 알기에 .. 만약 하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다면 장시간의 레이스에 대한 고통을 이겨내는 훈련과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쉽사리 마음먹고 도전할 수가 없었다. 또한 내가 롱런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부분은 달리기란 취미가 달리기를 제외한 내 생활에 있어서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항상 즐기면서 뛸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었기 때문에 풀코스라는 목표는 내 달리기에 대한 생각과는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회사나 주위분들이 내가 달리기를 취미로 하고 있었던 것을 알기에 가끔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때마다 괜히 죄지은 것처럼 아직 못 했다고 대답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몇 분은 내가 이미 sub-3를  한 줄 알고 그렇게 말한적도 있었다. 물론 대부분 아니라고 얘기 했지만 타이밍을 놓쳐 말 못한적도 있어서.. 내심 죄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그렇기에 현재까지 페이스가 가장 좋은 지금을 기회로 삼아 올해 중앙마라톤이나 내년 동아마라톤에서는 꼭 sub-3를 하고 다신 뛰지 않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작 점이 바로 이번 대회였다. 메이져 대회는 많은 러너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대회날을 기점으로 2년동안의 최고 기록을 가지고 그룹을 나눈다. 2년 동안 한번도 달려본적이 없는 나는 기록이 없기 때문에 만약 지금 참가한다면 가장 마지막 그룹에 속해서 뛰어야 하므로 sub-3를 하려면 더 어려운 레이스를 펼쳐야 하기 때문에 꼭 풀코스 기록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대회의 목표는 확실했지만 장거리 훈련도 없었을 뿐더러 회사일이 바빠져서 평소 보다 더 안좋은 컨디션으로 달려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망설이게 했다. 그래서 전날에도 약속을 잡진 않았지만 갑작스레 부른 베프와 당구 한게임을 즐기고 간단히 소주를 마셨다. 사실 대회 포기하고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싶었지만 겨우겨우 인내를 해서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일찍 집으로 향했다.^^ 휴우~  

대회장 도착..

 

 

 8시에 시작인 관계로 아침 6시에 기상을 하고 미리 챙겨둔 짐들을 들고 대회장으로 향했다. 어제까지만해도 과도한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아침이 되고 대회장을 향하는 길엔 묵묵히 평소처럼 덤덤하기만 했다. 대회장 도착..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몸을 풀고 계셨다. 항상 오는 미사리 경기장이지만 오늘만큼은 다르게 보였다. 풀코스라 그런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파워젤을 사려고 하는데 이게 뭐얏~!! 품절이라니.. 단코스만 달리다 보니 파워젤 같은건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오늘 만큼은 꼭 챙겨먹고 싶었는데 품절이라니..ㅠㅠ 하는 수 없이 빈손으로 출발을 해야만 했다. 서둘러 환복을 하고 출발 선에 들어서니 익숙한 얼굴들이 눈이 띄었다. 아마추어 대회의 정상급 주자들인 정석근선배와 심재덕 선배, 김환목 선배 그리고 명준이형, 영식씨 ㅋㅋ 모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간단하게 몸을 풀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ㅋ 그리고 오늘은 오래 달려야 하기 때문에 러닝 자국이 남는것을 염려해서 그냥 다 무시하고 상의를 탈의하고 뛰기로 했다. 골고루 태우기 위해 태닝로션까지 발랐다는..ㅋㅋ 못말리는 놈이다..^^

 

 긴 여정의 시작..

 

 

  출발선에 서긴했지만 페이스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목표는 3시간 25분(A그룹 상한기록)이었지만 맘 같아서는 4분 페이스로 쭉 뛰고 싶은 마음도 있고 아무튼 페이스를 정해 놓지도 못하고 어수선하게 출발을 했다. 이 더운날 풀코스를 뛰는 모든 분들이 마치 비장한 각오를 하며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들 같았다. 초반 레이스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선두 그룹과 함께 나아갔다. 하지만 날씨가 덥다는걸 의식했는지 선두그룹 선배님들도 무리하지 않고 4분15초 페이스로 달리고 계셔서 3km까지 나를 편안하게 인도해 주셨다^^ 그러더니 본격적인 직선코스에 다다르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난 여기서 욕심 부리지 않고 선두를 내어보내 준 뒤 후미 그룹 중 풀코스 경험이 많을 것 같은 후미 러너와 함께 뛰기 시작했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태양을 등지고 뛰는 코스라서 그렇게 덥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10km 지점을 지났을때 내 몸 상태를 점검해 보니 아직은 멀쩡한것 같았다. 몸도 나름 가벼워 보였고 기록은 40분.. 더 치고 나가고 싶었지만 힘이 남는다고 초반에 치고 나가면 분명히 퍼진다는 선배의 말을 명심하며 4분 페이스를 유지했다. 나와 함께 뛰던 분도 다행이도 나와 같은 페이스로 맞추어 주는 듯 했다. 하남시에서 여의도까지 뛰는 거라 코스.. 한적한 경기도 지역부터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우는 한강코스를 따라 뛰는 풍경은 정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예상대로 초반 10km구간까지는 아직 경기도라 건물들이 많이 없어 아름다운 풍경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러다 15km 지점 이후 조금씩 숨이 차기 시작했다.. 아직은 이럼 안되는데.. 사실 무리긴 했다. 올해 하프코스를 2회 완주한것 이외에는 이렇다할 장거리 훈련없이 도전을 하는 거라.. 내심 걱정은 하고 있었는데 여지없이 신호가 오기 시작하네..ㅠ 그래도 10년의 내공이 발휘를 한 것인지 20km까지는 무난하게 뛸 수 있었다. 기록은 1시간 20분 06초 딱 4분 페이스로 뛰고 있었다. 그렇게 뛰고 있는데 함께 뛰고 있던 주자가 힘이 쳐졌는지 자꾸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무척 망설여 졌다.. 그 당시 무슨 자신감이 었는지 함께 뛰던 주자를 뒤로 하고 꾸준한 페이스로 계속 나아가기 시작했다. 레이스 동안 몇번의 언덕 코스와 곡선 코스는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25km 통과.. 이제 조금씩 지쳐가는 것을 느꼈다. 더운 날씨 탓인지 무릎에서 열기가 나는것 같았다. 마치 기계가 오랜 반복 작업에 과부화가 걸린것 처럼 무릎에서 통증이 조금씩 조금씩 느껴졌다..이제 반은 넘었는데.. 포기할까? 말까? 할까 말까를 반복하며 계속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26..27..28..29.. 계속해서 거리 표지판이 보이기만을 기대하는 마음이 점점 커졌다. 표지판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커져가는 만큼 많이 지쳐가고 있었다.. 잠실 주 경기장을 지나 한남동이 보이고 성수대교를 지나 예전에 상국이와 함께 하프코스를 달렸을때의 익숙한 직선 코스가 보였다. 이제 30km.. 하지만 더 이상 뛸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멈춰섰다. 무릎에서 심하게 열이 나고 있었다. 잠깐 쉬면서 스트레칭을 하려 하니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었다.

 이런.. 욕심이 과했나? 우진이가 기다려준다고 했는데.. 여기서 멈춰있으면 안되는데..다시 레이스를 시작하려 했지만 더 내 뜻대로 움직여 지지 않았다.. 이제 10km 정도 남았으니 빨리 걷는다면 4시간 안에는 들어가겠지 하며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어 나름의 파워 워킹으로 질주해 나아갔다.. 내가 앞질럿던 주자들이 한명씩 나를 지나치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주자들에게 모두 파이팅을 외쳐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속이 상했다.. 가다가 급수대에서 생수한병 들고 가면서 마시고 또 마시고 한병을 다마시며.. 그렇게 2km 정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눈에 익숙한 뉴레이스티를 입고 달리는 해랑형을 만났다.

'야 여기서 걸으면 어떻게 7.5km 지점에 호키랑 고니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 뛰어~!'

  에휴 이제 좀 쉬나 했는데.. 가만 냅두질 않네..ㅠㅠ 저 이젠 좀 쉬고 싶어요!! ㅠㅠ

 이렇게 불평 불만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날 위해 응원하며 기다리는 호키형과 고니를 위해 거기까지는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한것이 도움이 되었던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오호~ 다행이다..^^ 그렇게 오지말라고 오지말라고 했는데..원망하고 원망하면서도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교차했다. 그렇게 참고 또 참고 달리던 중 드디어 호키형과 고니를 만났다. 알고 보니 작년 구간 마라톤 마지막 주자가 있었전 지점이다.. 작년에는 내가 호키형과 함께 뛰어 주었던 구간이었는데 주객이 전도가 되었네..^^  원래 계획은 여기까지만 뛰려고 했으나 다시 낯익은 얼굴들을 보니 천군만마를 얻은듯 더 힘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니가 내어 주었던 파워에이드와 파워젤은 마치 드레곤 볼의 선두처럼 나의 몸을 빠르게 회복 시켜주었다. 아자아잣~!! 그렇게 1km를 뛰었는데 호키형의 한마디.. 지금 4분페이스라고.. 시간을 보니 4분 페이스로 계속 뛴다면 3시간 안에 골인이다! 이 대회에서 sub-3를 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시간을 체크하며 계속 내 달렸다. 6km.. 5km.. 항상 여의도 대회를 나가면 반환하는 그 지점.. 이젠 더 익숙한 코스에 접어 들었다. 하지만 이제부턴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난 코스이다.. 다시 숨이 차오르고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옆에서 고니가 계속 소리를 지른다. 얼마 안남았다고..그건 나도 안다..ㅠㅠ 드디어 3km 지점을 통과 이제는 여의도 63빌딩이 보이기 시작했다. 휴~ 다 와가는구나.. 얼마 안남았다! 석규야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이제 2km.. 포기하고 싶다. 여기까지 오면서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 이제 코앞인데 정말 코앞인데.. 이제 부터는 정신력이 육체를 지배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1km 가기 전까지는 정말로 바로 쓰러질것 같은 체력이었는데 마지막 1km가 남은 순간부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나도 모르게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오발님의 화이팅 외침을 받아쳐 나도 화이팅을 외쳐주고~!

 500m ..

 

  이제 골인 지점이 보인다. 더 달리자~!!  저 멀리 앞서 있던 주자도 어느새  내 눈앞에 있다. 제칠까 말까 고민할 겨를도 없이 단숨에 제쳐 버리고 드디어 골인~!!  하... 에휴~ 이젠 정말 좀 쉬자.. 제~에발!! 골인을 하고 보니 나를 반기며 화이팅을 외쳐주는 휴레분들이 많이 있다는걸 알았다. 모두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맛사지부스로 가서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수고 많았다 석규야..^^

 

 

 

  오늘 응원 와주신 휴레분들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항상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sub-3 기록은 내 스스로 한것이 아니라 형님들과 동생들의 도움으로 한것이라 약간 아쉽긴 하지만 이번을 교훈 삼아 다음 대회때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당당히 sub-3를 하고 싶다... 하지만 당분간은 좀 쉬어야 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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