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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2012 메트로신문 창간 10주년 기념 가족사랑 건강달리기 대회 (하프코스)
작성자  고태영 - 2012-06-19 오후 7:12:01 

저는 체중감량을 목표로 마라톤에 입문했습니다.


혼자 달리기하는 것보다 대회를 접수해놓고 거기에 맞추어 달리는 것이 강제성을 지닐 것 같아서 일단 대회 참가 신청을 하고 개인 연습을 합니다
.


지난
4월에 mbc 한강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보니 마라톤 대회라는 신세계를 잊을 수 없어서 이번 6월 17일에 열렸던 가족사랑 건강 달리기 대회를 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달리미 초보티를 벗지 못해서 인지 체계적인 훈련도 안 해봤고
, 그저 달리는 게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라 준비가 많이 갖추어지지 못했습니다.


더운 날 대회는 생전 처음이라 여태 하던 대로 주중에 몇 번
, 주말에 몇 번 달려 본 것이 이번 대회의 준비과정 전부였습니다.


대회당일 괜한 설레임으로 잠을
3시간 자고 아침 일찍부터 밥을 챙겨 먹은 후 집에서 대회장인 상암동 평화의 광장까지 20여 km를 자전거로 40분 정도 걸려 이동했습니다.


자전거 거치 후 대회장까지 다시 도보로 이동하고 보니 피곤함이 밀려옵니다
.


허둥대느라 출발 시간이 늦어져 불꽃페달링으로 이미 대회 직전에 땀을 한바가지 쏟은 상태 라
는 것이 대회 체력유지에 큰 방해물이 될 줄도 잘 몰랐죠.


거기다 이벤트 행사로 진행된 테이핑을 받으려고 줄을 서느라 스트레칭도 제대로 못하고 출발
10분 전까지 테이핑 줄에서 물품 보관도 못 한 채 대기인원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무릎과 종아리에 테이핑을 받고 급하게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돌아서니 하프코스 출발 신호가 들려옵니다
. 그냥 달리미들의 인파에 몸을 내던지는 수밖에 없더군요.


오전
9시에 출발임에도 날씨는 이미 뜨겁고, 땀으로 젖은 몸 상태는 봄에 개최된 대회에서 받았던 느낌과 사뭇 달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레이스는 채
2km도 못가서 숨이 턱에 차오르고 몸이 뜨거워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긴 시간을 기다려 받았던 테이핑들이 땀과 달리는 진동에 의해서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다리털의 끝을 잡고 간신히 매달려 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늘공원도 채 빠져나가지 못한 지점에서 이미 제 멘탈은 무너지고 컨디션은 이미 풀코스를 뛰고 난 상태와 마찬가지였습니다
.


한강으로 연결된 구름다리에 접어들자 더 많은 달리미들이 속도를 내며 제 옆을 추월해갑니다
. 한눈에 봐도 고수 달리미로 보이는 분들의 아련한 파스냄새와 함께 저와의 거리도 아련히 멀어지네요.


가양대교 방향으로 가야
1차 반환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지친 기색도 없이 질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안일한 제 모습이 초라해집니다.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따라 붙어 보려고 저 역시 안간힘을 씁니다
.
기온이 높아서 인지 두통이 동반됩니다.
땀은 그칠 줄 모르고 제 입에서 궁시렁 거림도 그칠 줄 모릅니다.


저를 추월하신 분들 중 이미 반환점을 돌아 제 역방향으로 가는 걸 보니 부러움만 가득해집니다
. 급수대에서 수분을 섭취하고 정신을 좀 차려 봅니다.


얼추 비슷하게 따라가야 나중에 라도 거리가 덜 벌어질 듯 하여 무리해서 속력을 높이지만
더운 날씨 탓에 그리 좋지 않았던 제 고유의 연비효율을 드러냅니다.
그 이름도 어여쁜 오버페이스!!


어찌어찌해서 다시 구름다리근처 까지 왔는데
대부분의 달리미들이 좌회전하여 다시 구름다리를 향해 갑니다.
어...하프는 마포대교 쪽으로 직진해야 하는데...
아뿔사....그대들은 10km 참가자였구려...


그대들을 따라 가느라 쏟아 부었던 내 체력
, 멘탈, 컨디션은 어디서 보충하나요...
어쩐지 더 이상 끝이 없는 것처럼 초광속으로 달리신다 했네요..쩝..


허탈감을 안고
2차 반환점인 마포대교로 향해 갑니다.
테이핑은 이미 다 제거해버린 후라 더 이상의 기능을 기대하긴 어렵겠네요.
몸에 붙어있던 고글도, 모자도 그 무게가 더 해지는 것 같아 다 던져버리고 싶지만 재물 앞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라 다 데리고 가야 합니다.


mp3
를 연결해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아이돌그룹 씨스타의 나혼자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나혼자 땀흘리고, 나혼자 두통오고, 나혼자 배고프고, 나혼자 멘탈 무너지고....


아침에 타고 온 자전거로 인한 체력 손실이 금방 드러나는지 배가 너무 고픕니다
.
마음 같아서는 그냥 어디 가서 국밥이나 한 그릇 했으면 싶은데 외로운 한강 길에서 여의치 않네요.


급수대에서 해갈을 위해 물을 잔뜩 부어넣었더니 달릴 때 마다 갈비뼈 아래쪽 결리는 증상마저 수반되네요
. 이미 기록단축의 욕심은 한강 건너 강남 쪽으로 던져 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아
...저어기 마포대교가 보입니다.
2차 반환점을 돌아 이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면 결승점이 나올 텐데 오는 동안 겪었던 그 고통을 다시 맛봐야 한다는 생각에 마포대교를 붙잡고 울고 싶어집니다.



걸어갈까
? 그늘 보이면 좀 앉았다 갈까?
이 더운 날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지?
식수대는 또 언제 나오나?
온갖 고민을 다 짊어진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다행히 의료담당하시는 달리미 어르신이 뒤로 따라 오라고 하셔서 페이스메이커 삼아 달렸더니 호흡도 정리되고 보폭도 맞춰집니다.


타는 갈증으로 물 생각이 간절할 즈음에
저 앞에 식수대가 나타납니다.
눈이 뒤집혀 돌진했으나 지금 물이 바닥나서 가지러 갔다는 군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쿨한 모습으로 괜찮다고 돌아 나섭니다.
제 안의 또 다른 물을 마시면 됩니다. 침 삼키면 좀 낫겠지요....



다시 다음 식수대를 향해 달립니다
.
오오미...여기는 바나나와 이온음료도 있네요.
배가 고프던 차에 닥치는 대로 다 집어 삼킵니다.
정신이 돌아오는 듯 하여 포만감을 안고 달립니다.



후
...이젠 입에서 단내가 섞여 올라오는 군요.
레이스 운영을 많이 해보지 못한 초보다 보니 실수를 통해 여러 가지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드디어 성산대교가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
조금 지나 구름다리를 오르기만 하면 결승점이 보일 겁니다.
그럼 이 무더운 날씨에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그 생각에 신이 났는지 꽁꽁 감춰둔 할머니 쌈짓돈처럼 다 쓰고 없어보이던 체력이 용솟음치기 시작합니다
. 막 달립니다. 결승점이 보입니다.



골인지점 앞에서 촬영해주는 분이 계시다는 걸 지난 대회 때 터득한지라

이번에도 어김없이 개폼 잡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를 다시 타고 집에 가야한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지만 레이스를 무사히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
수영만 추가하면 철인 3종을 하는 건데 그러기엔 체력이 남아있지 않네요.



대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경험치를 배운 뜻 깊은 대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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