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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2011타이페이마라톤대회 참가기(나의 첫 해외마라톤대회)
작성자  류병조 - 2012-01-03 오후 12:30:19 
2011.12.18
타이페이 마라톤대회(첫 해외마라톤 대회 참가)
풀코스 215회
기록 2:57:55(서브3 :23회)

작년(2010년) 평택대회에서 마스터즈 풀코스부문 5위 입상의 부상으로 받은 해외마라톤대회 참가권을 애초의 일본 치토세 마라톤대회에서 오사카대회로 예정했다가 나의 사정으로 불발되어 나의 첫 해외마라톤 대회참가가 무산되고 있는 도중에, 다시 우여곡절 끝에 올해를 넘기기 전에 치르지는 대만의 타이페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3박4일간의 여정에 첫 해외여행이라 망설임도 없지 않았지만 용기를 갖고 선뜻 응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첫 해외여행이라 거의 한 달 전부터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았는데 이번 여행을 주관한 에코원 디스커버리의 세심한 안내와 도움으로 모두가 쉽게 해결되었다.

대회전날인 12.17(토) 오전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오후 일찍 대만의 중정공항에 도착한 우리들 9명(대회참가자 5명, 평택시 체육회 3명, 에코원 디스커버리 정동진 과장님)은 중국 현지 여행 가이드 경력 30년이 넘었다는, 연세 지긋하신 원거준 귀빈여행사 부장님의 자세한 설명과 안내로 빡빡하지 않고 느긋한 일정 속에 대만에서의 첫날을 시작하여 3박4일간의 전 과정을 단 한 번의 불협화음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칠 수 있었다.

중국 국민당 총재와 타이완 중화민국 총통을 지낸 장개석을 기념하여 그의 본명을 따서 중정 기념관으로도 불렸다는 타이완의 민주기념관을 방문한 후 인근의 용산사를 찾아 대만 국민들의 장개석 전 총통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애국심, 내세의 복을 우리나라에서보다도 더 열렬하게 기원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일의 대회를 위해 일찍 호텔(sun world dynasty:王朝大酒店)에 투숙하여 안락한 침대에 몸을 눕히고 취침에 들어갔다.

함께 방을 쓰게 된 룸 메이트는 나보다 한 살 더 많음에도 2시간40분대를 쉽게 달리시는, 처음 뵙는 서인성님(2011년 평택대회 마스터즈 4위 입상 : 2시간43분01초)이셨는데 나로서는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이것저것 많이 여쭈어보았는데 풀코스 대회 참가 자체를 나처럼 그렇게 자주하지도 않지만(풀코스만 고집하는 나와는 달리 하프와 10km 대회에도 참가하면서) 훈련내용과 음식 등 대회 준비 과정이 모든 면에서 나보다는 철저하셨다.

현재의 일상생활에 아무런 변화 없이 매번 대회참가를 평소 밥 먹고 술 마시듯이 가장 편안한 상태로 준비하고 있는 나로서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임을 알게 되었다.

대회출발이 07시이어서 다소 부담스러운 일정 속에 일찍 기상하여 대회장에 도착하였더니 전체 참가자가 3만명이 넘는다는 소문에 걸맞게 타이페이 시청 앞 광장의 대회장은 어둠 속에 인산인해로 북적였다.

우리들은 먼 이국땅에서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해 뱀 꼬리를 만들어가며 가이드님을 졸졸 따라다니는 착한 유치원생이 되어야 했다.

그 많은 참가자들을 우리나라의 춘천대회처럼 기록을 기준으로 그룹별로 출발시켰다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을 텐데 코스 구분 없이 대회참가자들을 한꺼번에 출발시키는 바람에 엄청나게 정체가 되어 출발선을 벗어나 제대로 주로를 확보하는데 적잖은 힘과 시간이 들었다.

이를 미리 예상하고 그나마 출발선 앞쪽에 서 있었고 정체된 구간에서는 나란히 있는 옆 도로로 달릴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피해는 덜 볼 수 있었지만 심리적으로는 많이 쫓기는 바람에 속도를 높이게 되었는데 이것이 결국은 후반에 오버페이스로 나타나고 말았다.

오늘따라 몸이 어찌나 가볍든지 마치 날아갈 듯한 느낌 속에 5km를 지날 때의 기록을 보니 20:33으로 상당히 빨랐고 이후에도 20:00 / 20:43 / 20:37 / 20:36 / 21:18 / 22:20 / 21:56 / 8:44(나의 스톱워치로는 2시간56분51초로 공식골인 기록과 약 1분가량 차이가 나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로서 25km까지는 20분대를 기록하며 속으로는 나의 최고기록을 해외에서 새롭게 작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흥분에 들뜨기도 했으나 이후부터는 초반의 페이스가 오버페이스였음을 알게 되었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좋다고 할 수 없었다.
초반 시내를 벗어나자 우리나라 서울의 한강을 꼭 연상시키는 공원과 강변길을 여러 차례 어지러울 정도로 회전하는 코스로 급수대 부근에서 응원하는 자원봉사자 외에는 시민들을 별로 볼 수 없었고 유턴하는 구간이 많아 속도를 줄여야하는, 마라토너로서는 가장 안타깝고 아까운(!) 순간들을 자주 맞이해야 했다.

평택시 체육회에서 마련해 주신, ‘KOREA’가 앞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싱글렛 상의와 하의(아주 가볍게 만들어 주셔서 금기사항 중 하나인 ’대회 날 처음 입고 달렸음‘에도 큰 부작용은 없었다.)를 입고 달리는 바람에 지금까지 참가한 대회 중 가장 예의와 품의를 지키며 달리려고 나름대로 애썼다.

출발과 골인인근 지점의 시내코스 뿐만 아니라 급수대를 지날 때마다 항상 손을 들고 그들의 응원소리(“달리라”는 뜻으로 알고 있는 “짜요”라는 소리 일색이었다. 그리고 ‘마라톤’을 중국에서는 ‘馬拉松’으로 표기하고 있었다.)에 답했다.

골인을 앞두고 약2~3km 구간은 시내로 다시 접어들면서 국내대회에서는 받았던 기억이 없었던 듯한 대만 국민들의 최상급의 열렬한 응원 속에 골인하였다.

더구나 내가 골인하는 시간대에는 달리는 주자들이 한산한 시점이라 집중적으로 응원을 받을 수 있었기에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 속에 계속 가슴 뭉클한 감동의 도가니였다.

무엇보다 내가 목표로 하고 있는 서브3를 해외에서도 무난하게 달성하여 나로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추억을 평생 간직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깊었다.  

전체 순위는 알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대만 마라톤의 현 수준은 일반 마스터즈들은 우리보다 실력이 낮은 듯하고 대회의 진행수준도 우리보다는 미숙한 점들이 눈에 띠였다. 단순한 나의 추측이긴 하지만 전체 참가자가 우리나라보다 많은 것은 대만에서도 이 대회만의 특수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인성님은 나보다도 뒤쪽에서 출발하여 초반에 인파를 뚫고나오느라고 엄청나게 고생하긴 했지만 이후 페이스를 찾으시면서 20km를 넘어서면서 나를 추월해가셨는데 그 분이 대회가 끝날 때까지 나를 추월해간 유일한 주자였다.(초반 중도포기 했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 듯한, 비범한 흑인 주자 한명은 예외!)

대회 골인 후 이어서 무사히 완주한 여성 주자 3분(박천순님, 김미정님, 변영숙님)과 대회직전에 풀코스 참가를 선언하고 무난하게 완주하신 평택시 체육회 이진수님을 포함한 우리들은 국내에서 익숙해진 완주메달과 함께 대형 기념타올(우리나라에서도 도입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간식을 받아 허기를 해결하고 일정에 의해 대회장을 빠져나와 대회장에서 가까운, 투숙했던 호텔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다시 시내로 나왔다.

이후 대만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칠 때까지 우리는 발마사지 체험, 야시장 방문, 타이페이의 랜드마크인 ‘타이페이 101층 타워’ 야경 감상, 침식지대 화련의 태노각 협곡지대 방문, 장개석 전 총통이 중국에서 가져온 진기한 보물을 전시해놓은 국립 고궁 박물관 방문, 서너 곳의 쇼핑몰 방문,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곳의 성업 중인 중국음식 식당 방문 등의 다소 빡빡한 시간표였지만 시종일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처음 받아보는 발 마사지는 30분이 걸렸는데 얼마나 진지하게 서비스를 해 주시는지 도중에 약간씩 아프고 또 간지러워 참느라고 꽤 고생을 해야 했다.

발 마사지 뿐만 아니라 원한다면 비용을 더 지불하고 범위를 점차 넓혀 몸 전체를 받을 수도 있었는데 개방되고 탁 터인 마시지 실에서 모두가 보는 가운데 받는 이러한 건전한 마사지는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활성화 되면 사업성이 있을 것 같았다.(마사지라면 먼저 퇴폐적이라는 선입감으로 나 같이 아예 출입을 하지 않는 부류의 인간들도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을까 생각에서!)

협곡지대는 전체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산을 깎아 차량이 지나갈 수 있게 도로를 만든 위험천만한 절벽지대의 연속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슬아슬한 장관이었다.

길지 않은 3박4일간의 일정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받은 느낌은 대만은 국민들의 소득수준에 비해 밖으로 드러나는 외부보다는 내부를 중요시하는, 대단히 검소하면서도 실속을 차리는 모습으로 보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시내 도로의 교차로 맨 앞에는 예외 없이 헬멧을 정확하게 착용한 오토바이 부대가 점령하고 있었던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차라 할지라도 출 퇴근 용으로 자가용부터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들은 오토바이를, 그것도 역시 예외 없이 값싼 소형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는 것이 일상화된 듯 같았다.

우리처럼 흔하지는 않았지만 아파트를 비롯해 건물과 빌딩들도 외부 도색(칠)에는 무관심한 듯 거의가 우중충하고 불에 그슬린 듯한 모습들이어서 대만에 온 것이 아니라 소문으로 듣고 있는 중국의 저개발 된 변두리의 낙후지역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자주 빠지기도 했다.

손님들로 가득 찬 음식점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둥근 테이블의 가운데에 놓인 회전판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여러 가지 메뉴들이 순차적으로 나오거나 뷔페식으로 가져와 먹는 식이었는데 대부분은 우리의 입맛에 맞아서 배고픔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고 오히려 인원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가지 수의 음식들이 나와서 매번 다 먹지 못하고 남겨놓고 나와야했던 것이 아깝고 아쉬웠다.

화련의 협곡지대는 타이페이에서 편도 3시간이 걸렸는데 갈 때는 낮이어서 지루함이 덜 했지만 올 때에는 바깥을 볼 수 없는 밤이어서 열차 속에서 제법 지루했었다. 거짓말하지 않고 풀코스 3시간 뛰는 것이 훨씬 덜 지루하고 쉬운 것 같아 “마라톤이 가장 쉬었어요!”라는 농담이 저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12.20(화) 오전에 국립 고궁 박물관 방문을 마지막 일정으로 소화하고 타이페이 공항으로 이동하여 귀국길에 올랐다.

일정 중에서도, 귀국길의 공항과 기내에서도 쇼핑할 기회는 너무나 많았지만 나는 마라톤대회 참가라는 애초의 순수한(!) 의도대로 일체의 소비 없이 갈 때의 마라톤 배낭에서 짐이 더 늘지 않고 그대로 단출한 차림으로 돌아왔다.

여러 쇼핑몰에서 확인 한 것은 대만은 차(茶)와 대리석, 도자기 등을 이용한 공예 장식품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중국도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나라도, 어느 외국도 따라갈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5명의 마라토너들을 위해 3박4일의 일정 동안 조금의 불편이라도 없도록 세심하게 물심양면으로 배려해주시고 고생해주신 평택시 체육회 직원 세분(이한섭님, 김민식님, 이진수님), 에코원 디스커버리 정동진 과장님, 지긋한 연세임에도 대만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들려 주실려고 애쓰신 원거준 가이드님, 그리고 앞으로 마라톤대회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기로 약속한 동료 마라토너 네 분께 이 자리를 빌어 심심(甚深)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마라톤이 아니었으면 가지 못했을 나의 이번 해외여행!

아니 어쩌면 마라톤이 아니었으면 평생 한 번도 가지 못할 수도 있었던 해외여행이었기에 ‘마라톤’에게도 무한한 감사의 인사의 말과 함께 앞으로도 더 큰 영광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이번의 값진 기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날마다 달릴 것을 나 자신에게 약속한다.  

3박4일간의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한 모든 분들! 참으로 즐거웠고 고마웠습니다.    

추신 : 1. 여행 사흘째인 12.19(월) 오전 화련으로 가는 열차안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뉴스를 전해 듣고 처음에는 거짓말이거나 사망설(死亡說)인줄 알았으나 사실로 확인되면서 이국땅에서 자세히 알 수 없어서 참으로 답답했고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튿날 오후에 귀국 비행기 안에서 우리나라 신문을 확보하고서야 해결되었습니다.

2. 대만 마라톤대회에서는 물품보관소에서 물품보관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대형 장바구니 용 가방(쇼핑백)을 4~5천원을 주고 사서 자신의 배번호 사본을 붙여 맡긴 후 되찾아 가고 이후 다른 대회에서 계속 재활용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도 도입할 필요가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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