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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펌]늦은 2011 춘마 후기 ..포기도 용기다~? 아니다~~!!
작성자  전철산 - 2011-11-11 오후 12:02:38 
>>>클럽 회원의 감동적인 후기라 퍼서 올립니다.<<<

오랜시간
그려왔었다
원하던 기록을 달성하고 기쁨에 겨워 눈물을 펑펑 흘리는 나의 모습을...
그러나
나는 이번 춘천에서 네 번의 눈물을 흘렸지만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춘천에 도착 후 클럽과 토끼텐트를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하다가
출발시간에 임박해 화장실을 가느라
개인 페메를 하기로 한 철산이와 B조 출발선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님은 보이지 않고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 폭죽이 터지고
출발 함성이 울릴때까지 만나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다가 토끼 친구와 함께 출발을 했다
뛰어가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철산이를 찾느라 눈은 바쁘고 마음은 조급한데
지난 여름 사라졌다 찬바람이 불자 다시 찾아온 반갑지 않은 나의 고질병
다리근육 뭉침이 1키로를 뛰고나자 또 다시 찾아온다
토끼 친구가 함께 뛰기는 하지만
같이 훈련을 해본적이 없어 내 상태를 알지 못하고
내가 도전하는 시간에  맞추기엔 내 페이스가 너무 느려지니 안절부절이다
2주전 부터 다시 시작된 종아리근육 뭉침과 발등의 통증을 감소해 보고자
원준이가 테이핑까지 꼼꼼해게 해줬지만 소용이 없다
3키로에서 4키로지점에서는  6분이 넘어서고 만다...
4키로쯤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야~~ 너 어떻게 된거야~~~
철산이다
뭐야~ 넌 왜 나보다 앞에 있는거야~~
4키로에서 5키로 사이 구부려놓은 코스 입구와  끝 지점에서 만난것이다
우씨 언제 뛰어간거야~~ 얼마나 찾았는데~~
반가운 마음에 다리의 통증도 잊어버리고 열심히 뛰어가 기다리고 있는 철산이와 합류하여
함께 달려가는데 천군만마를 얻은듯 마음이 안심이 된다
토끼 친구는 나를 인계하고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얼마나 홀가분할까...ㅎㅎㅎ
반농담 삼아 뛰어가는 뒤통수에 대고 나쁜X~을 외쳐주고
이제 앞으로 3시간만 죽어보자...각오를 단단히 했다
 
첫번째 급수를 하고
오르막을 오르는데 다리가 여전히 말썽이다
마음은 급한데  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고
옆에서 같이 뛰는 철산이는 그런 나를  안쓰러워 하기도  하고 답답해 하기도 하고....
그러다
내리막이 시작되고 내리막 끝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이는
코너 조금 못미쳐 내 몸이 붕~ 뜬다 싶더니
아스팔트 바닥에 사정없이 떨어뜨려 버린다
엄마야~~
아프기도 하고 그 와중에 쪽팔리기도 하고 ...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마냥 그렇게 있을수도 없는 일
몸을 일으켜 가장자리로 기어 나오는데
달려오던 주자 한사람이 외친다  옆으로 비켜요~~
참으로 비정한 세계라는 생각이 잠시 스친다
옆에 날 돌봐주는 친구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자가 달리다가 넘어졌는데
주로에 방해된다고 비키라는 소리나 하다니...
 
길 가장자리로 나와 보니
무릎도 깨지고 팔도 깨지고 오른쪽 팔다리가 엉망이다
마침 가로수 아래에 만들어놓은 의자가 있어
그 곳에 앉으라해서 앉고 나니 눈물이 마구 쏟아진다
싫어 안 앉을거야 나 뛸거야~~ 싫어 싫어~`
오늘만 달리기 하고 말거야~ 이 몸으로 어떻게 뛴다구 구래~
화를 내는 철산이를 뒤로하고 그냥 주로로 뛰어가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조금 달리다
길 가장자리에 구급차가 있었는지 철산이가 날 그 곳으로 데려가
상처에 소독약을 바르고 약을 바르는데
이 차타고 돌아가라는 철산이의 말을 듣자 또 눈물이 막 쏟아지기 시작한다
싫어~ 그냥 뛸거야~~
이 몸으로 어떡할라구 구래~ 중마때 뛰면 되잖아~~
몰라~싫어~~ 그냥 뛸거야~~
하지만 이건 내가 우긴다고 될 일도 아니고 괜시리 철산이까지 못뛰게 할필요는 없을 것 같아
알았어...안뛸께..그냥 혼자 가
너 꼭 이 차타고 가야한다~
아저씨 이 친구 꼭 태워서 데리고 가세요~
알았어~ 안뛸거니깐 빨리 가~~
몇 번의 다짐을 더 받고 철산이는 달려가고
어떤 아저씨가 나처럼 넘어졌다고 와서 소독을 해달라고 하는데
피가 나는 그 아저씨 손을 보니 또 눈물이 나온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있는데 급한 무전이 들어와 7.5km 지점에 한 주자가 저체온증이 왔다고 가야 한다며
차 문을 닫고 운전석에 오른다
아저씨~ 저 내려주세요~ 빨리요~~
마구 소리를 질러 차에서 내렸다
이대로 여기에서 포기하고 갈 수는 없다
가는데까지 가보자 정 못가면 하프지점에서 포기해도 되고...
 
이제 다리는 다 풀렸는지 다리는 가볍다
대신 팔목이 욱신거리면서 아프다
무릎도 편안하지는 않지만 팔목이 가장 아프고 팔꿈치 아래부분엔 동그란 혹이 나있다
이런 몰골을 하고 꼭 뛰어야 하는 이유가 뭔데...? 스스로에게 반문해보지만
시원한 답은 없다
어쩌면 오기 같은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혹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더 편안해진다
목표한 시간에 들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졌으니
이제 천천히 뛰면서 춘천을 느끼고 즐겨보자...는 느긋한 마음도 들고
지난해에 보지 못했던 아니 보기는 했지만 느끼지는 못했던
주로 주변의 경치도 구경하고
터널을 지날때 목청껏 소리도  질러보고
깊어가는 가을이 내뿜는 냄새도  맡아보면서
그렇게 천천히 즐기면서 달려보자...생각하니 넘어진게 꼭 나쁜일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ㅎ
 
15키로, 25키로, 35키로 지점에서 파워젤을 먹고
급수대마다 멈춰서 물과 이온음료를 마시고
하프지점에서 잠시 갈등을 했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완주나 하자...로 마음을 굳혔다
수 많은 사람들속에서 그들과 함께 달리고 있지만
결국은 혼자 일 수 밖에 없는 그 고독한 길
그 길위에서
난 무슨 생각을 했으며 또 무엇을 느꼈을까...
 
한 참을 달리다 보면
누군가 아무말 없이 곁에서 잠시 동행이 되었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또 아는 사람을 만나 잠시 동행이 되었다 헤어지기도 하고
나를 지나쳐 앞서가는 사람도 있고
내가 지나쳐 그 들을 앞서가기도 하고
긴 시간 자봉을 해주는 고마운 토끼친구와 클럽 선후배님들을 만나 힘을 얻고...
철산이와 함께였다면 쳐다보지도 못했을 
주로 응원단들을 향해 화이팅도 외쳐주고 감사합니다~~~ 인사도 드리고
 
그렇게
조금은 편안하고 여유있는 레이스를 펼치고
피니쉬라인을 밟고 들어오는데
누군가 명숙아~~명숙아~~내 이름을 부른다
승희 언니와 혜숙 언니다
언니~~ 나 넘어져서 다쳤어요~~~ 엉엉~~
또 울음보가 터지고 만다
그래 이것아~ 앞으로 기록같은건 내려고 하지말어 조금전에도 누가 다와서 실려갔어~
그럴거야 언니...엉엉.....
진정을 하고 물병을 하나 받아들고 길거리에서 막 나눠주는 메달을 하나 받고
(그 메달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ㅡ.ㅡ;;;
빵봉지에 담겨서 전해지는 메달도 가끔은 성의없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먼길을 달려왔는데 이건 뭐 아무한테나 막 나눠주며 선심을 쓰다니...
저 메달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덜거리며 걸어가는데 또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
명숙아~~~~~
은주다
앙~~은주야~~나 다쳤어~~엉~~엉~~엉~~
이그 이것아~ 철산이가 너 앰블란스에 실려갔다고 해서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알어~~
이 독한뇬아~~
그래 그 독한뇬 소리가 듣고 싶어서 그 때 차에서 내려 뛰었는지도 모르겠다~~ㅎㅎㅎ
울다가 웃다가...
영민 후배가 지나가다 그런 나를 보고
선배님 우시는거여요~? 웃는거여요~~?? 
몰라~~
 
마흔 아홉을 조금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100km 울트라, 오산종주, 혹서기풀코스 등...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일들에 도전을 했고
그 마지막 도전 가을의 전설 330을 이루는 것으로 마흔아홉에 하고 싶었던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330을 꼭 춘천에서 이루고 싶어서
훈련량도  부족하고 아직은 몸도 제데로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했는데 제데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나자빠져 버렸으니
좀 억울하기도하고 한편으론 핑계김에 잘되었다 싶은 마음도 있지만
2011년 춘천마라톤은 내겐 참 특별하고 깊은 추억이 될것이다
2010년 첫 서브4을 달성했기에 특별했고...
 
사람들은 말한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것이다...고
되지 않을 일에 미련을 갖지  말라는 소리이기에
그 말이 꼭 틀린말은 아니지만
절대로 그 말이 맞는말은 아니다~~!!!!
 
조선일보11년 춘천마라톤  전명숙님의 기록은 3 : 51 : 58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이지만
그동안 애쓰고 마음쓰고 시간써준 철산이한텐 참으로 미안하고 죄스러운 기록이다
그리고 응원해준 친구들에게도...
그래서 나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것이다
어쩌면  나는 그 기록을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도전은 계속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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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akstj*** 2011-11-11 답글답글
 

정말 감동적인 완주입니다.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누구나 완주하는것은 아닙니다.
노력하고 끈기와 인내로 이겨 내야만 하는 마라톤!
전명숙님 축하드립니다.


ohs1*** 2011-11-11 답글답글
 

뭐라할말이 없습니다. 그냥 글을 읽고 있노라니 마치 내가 그곳에 함께있었다는 현장감과 착각이 드네요. 어쩃거나 완주 축하드려요. 적지도 않은나이 마흔아홉에 330에 도전하는 정신이 부럽습니다.그리고 글쓰신분이 명숙님이 애타게 찾으시던 철산님이시군요 누구를위해 개인페메를해주는게 쉽지 않은데 나름 수고하셨습니다.


객원기자  ilsan*** 2011-11-14 답글답글
 

63 토끼시면 저랑 동갑이세네요, 서울마라톤클럽의 혹서기마라톤대회, 런다오산종주, 울트라마라톤 대회등 참가하신 대회도 비슷하시네요, 여성분이 참으로 대단하시네요, 런다오산종주는 남자들도 완주하기가 힘든 대회인데도 참가 하셨네요. 담 대회에서는 꼭 3.30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감동적인 완주후기 잘 봤습니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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