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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2011 춘천마라톤을 기억속에 집어넣으며...
작성자  이영덕 - 2011-10-28 오후 12:35:28 



MARATHON
마라톤하면 떠오르는 것은?
42.195Km, 손기정, 이봉주, 황영조,
그리스 전사가 마라톤평원에서 아테네까지 쉬지 않고 달려 자국의 승전보를 전하고 죽었다는데서 유래..
마라톤하면 누구나 알지만, 크게 관심이 없는 이상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운동경기일 뿐이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연예인들의 하프코스 완주로 인해 잠깐 매스컴을 탔던
경기일 뿐이다.
이런 마라톤이 언젠가부터 내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마라톤을 시작하며
매일 똑같은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며 무언가 신선한 충격이 필요했던 2010년 초여름...
우연히 학의천변을 지나다 학의천을 따라 조깅코스를 헥헥 거리며 뛰어가는 사람들이 내 눈에 들어온다.
'왜 저렇게 힘들게 뛰어다닐까? 사서 고생이네, 에휴 ~ '
처음엔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 모습은 내 머릿속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그 전까지 주말이면 관악산 등반을 자주 다니며 나름 운동 열심히 한다고 믿고 있었지만,
점점 늘어가는 몸무게는 80KG대 중반을 넘나들며 그걸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래 등산은 밤에는 못하고 주말에도 시간을 내서 가야 하는 운동이니, 더 자주 할 수 있는 것을 한번
찾아봐야 하는데 바로 마라톤이 가장 적당한 운동이었던 것이다.
유산소 운동이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요즘 평촌 주위 공원이나
강변을 따라 조깅로가 잘 되어 있으니, 언제나 할 수 있는 운동인 것이다.
먼저 혼자서 아침 저녁으로 뛰어보았다. 그런데 역시나 혼자 한다는 건 포기라는 놈의 유혹에 너무 쉽게
넘어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동호회를 가입하기로 마음을 먹고, 여기 '평촌중앙마라톤클럽'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평촌중앙마라톤클럽 멤버가 되다
2010년 7월 평촌중앙마라톤클럽에 가입을 하였다.
33살의 나이라는 마라톤을 하기에는 좀 이른나이였고, 동호회에는 모두 4-50대 분들이라 약간의
망설임도 없지 않았었다.
처음에는 동호회 사람들을 쫓아가는 게 너무 힘들었고, 괜히 나때문에 페이스를 늦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 항상 있었다.
그래서 더 민폐를 끼치지 않아야지 하면서 열심히 악을쓰며 따라 갔던 것 같다. 그러니 당연히 나의
체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가입을 하고 얼마 후 마라톤을 대회를 나가잔다. 아니 아무런 준비도 안되어 있는 초보에게 대회라니..
다행히 미르님이 페매를 해주신다고 같이 뛰어보자고 하셔서 참가신청을 하였다.
마라톤 시작한지 2달만에 하프코스 경기에 출전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낯설었고, 마라톤에 대한 아무런 준비가 없었기에 겁도 났다. 하지만 페매해주신 미르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2시간 13분이라는 기록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풀코스를 처음으로 맛보다
2010년 10월..가을의 전설을 만들러 춘천으로 향했다.
나의 첫 풀코스 도전이라 나는 물론이고 주위에서도 많은 걱정을 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회전에 집중적으로 연습을 해서인지 한 번 부딪혀 보고 싶은 마음도 많았다.
4시간 39분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완주를 하며 나의 첫 풀코스 도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마칠수 있었다.
그리고 2011년 3월 동아마라톤에서 두번째 풀코스 완주를 하게 되었다.


풀코스 3번째 도전기
우리나라에는 마라톤 3대 메이저대회가 있다.
춘천마라톤, 동아마라톤, 중앙마라톤
모두 국제대회이며 2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메이져대회이다. 동아마라톤과 중앙마라톤은 서울시내를
통과하는 코스이며, 춘천마라톤은 가을의 전설로 불리며, 의암호 주변의 곱게 물든 단풍을
구경삼아 달릴수 있는 코스이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춘천마라톤을 목표로 삼아 여름부터 비지땀을 흘려가며 연습을 했다.

두번의 풀코스 도전에서 sub-4 달성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sub-4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햇다.
8월에는 월누적거리 200Km를 채우며 체력 및 컨디션도 최고였다.
몸무게도 작년에 비해 8Kg 감량해서 휠씬 가벼워진 몸으로 뛸 수 있었다.
거기다 동호회 내에 경쟁모드로 인해 더욱 열심히 연습을 할수 있었다.
하지만 8월 말에 둘째 아기가 태어나면서 연습시간은 점점 줄어들수 밖에 없었고, 마음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9월 10월 마무리 훈련이 약간 아쉬웠지만, 강한 정신무장으로 춘천으로 향할 준비를 마무리했다.


가을의 전설 - 춘천마라톤
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가을의 전설이 시작되었다.
다른 마라톤 대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거대한 규모,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쳐지지 않을 수려한 코스,
우리나라 마라토너들이 항상 꿈꿔오는 가을의 전설..
중,고등학교를 춘천에서 보냈던 나에게는 많은 추억이 남아 있는 춘천에서의 마라톤 풀코스..
나에게는 참 인연이 있는 대회인것 같다.
나의 목표 역시 춘천 마라톤 명예의전당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출발전
우리는 새벽 5시에 안양평촌 중앙공원에 모여 출발을 하였다.
춘천역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여유가 있었지만, 이래저래 하다보니
다같이 스트레칭도 못하고 각자 그룹으로 향하게 되었다.
작년 춘천마라톤에서 처음이라 많은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잘해내리라 다짐을 했다.
작년에는 갑자기 발바닥 부상이 와서 페이스를 너무 천천히 뛰었는데, 그게 기록이 늦어진 이유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초반 2Km이후부터 치고 나가기로 작정을 했다.
작년에는 I그룹에서 뛰었는데, 올해는 E그룹에서 뛰게 되었다.
뭐 별로 달라질건 없지만, 치고 나가기에 좋을 줄 알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마라톤 결승점을 들어왔을때 그 기분이 최고라고...
하지만 나는 많은 인파속에서 출발할때의 그 느낌이 더 짜릿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다.


0Km ~ 10Km
느낌이 좋다. 기분도 좋다. 컨디션도 너무 좋다.
사람들이 역시 초반에 치고 나간다. 휩슬려 나가지 않기위해 최대한 자제를 했다.
그리고 10여분이 흐르고 나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E그룹이지만 역시나 사람은 많고 치고 나가기가 쉽지가 않다.
지금 생각해보면 요리조리 치고 나갈려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듯 하다.
초반 언덕도 무난히 넘어가고 호흡도 괜찮다.
하지만 페이스가 너무 좋아 약간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의암댐이 보인다. 역시나 제일 경치 좋은 코스라 나도 사람들따라 저멀리 산에 단풍도 구경하며
기분좋게 주로를 달렸다.
화장실이 약간 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화장실도 딱히 없고, 그냥 노상방뇨 하려니 그렇기도하고
참을만도 한것 같고, 페이스도 너무 좋아 그냥 참고 달린다.
급수대에서 물 한모금으로 입안을 적시고 또 다시 달린다.


10Km ~ 20Km
이번 춘마 목표는 3시간 49분.. 지금 페이스라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듯 하다.
15Km지점 부근에서 낯익은 유니폼이 보인다.
같은 동호회 분들이다. 나보다 앞그룹인데 나랑 같은 지점이라면 내페이스가 꽤 괜챃은듯 싶었다.
그게 오버페이스인줄은 그때까진 알지 못했다.
동호회 분들을 제치고 앞으로 계속 뛰어나갔다.
하지만 그 페이스는 오래가지 못했다. 20Km 다 가기전에 벌써 내 몸은 지쳐가기 시작했다.
E그룹 3시간 40분 페매도 언젠가부터 내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힘이 빠진다. 아까 추춸했던 동호회 분들이 다시 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내 몸이 내 페이스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쯤 배도 고파지기 시작한다.


20Km ~ 30Km
20Km지점에서 초코파이로 허기를 달래자. 역시나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다.
시작지점에 사람이 많아 끝쪽에서 초코파이를 먹기로 하고 옆으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아뿔사...끝쪽에는 초코파이가 다 떨어지고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뒤로 뛰어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페이스가 떨어져 너무 지체되면 안되니까
우선 이온음료라도 먹고 달려나가기로 했다. 25Km 지점 파워젤을 생각하면서..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점점 배고픔은 더해왔고, 내가 앞지르는 사람들보다 나를 앞지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였다.
그래도 꾹 참고 25Km지점에서 파워젤 하나를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배고팠다.
그래서 하나를 더 받아 꾸역꾸역 집어넣고 물을 한컵 들이켰다.
허기는 달랠수 있었지만, 몸이 더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저기 앞에 춘천댐 가는 언덕이 보인다.
다들 어렵다는 언덕...하지만 나는 작년에도 올해도 그렇게 어렵게 지나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와중에 나보다 뒷그룹에 있던 동호회 분에게도 자리를 내주게 되었고,
힘은 더 쭉 빠지게 되었다.
춘천댐을 지나니 사람들의 격차가 더 나기 시작한다.
나를 추월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저기 회수차도 보인다. 여기가 고비인 것이다.


30Km ~ 40Km
회수차는 장식일 뿐이다 라고 나름 다짐을 하며, 지나쳐간다.
내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져 간다.
내가 뛰고 있긴 한건지, 6분주는 해야할텐데...그래야 4시간 안에 들어갈텐데...
하지만 6분주는 훨씬 넘는 듯했다.
32Km 부근에서 시계를 보니 앞으로 6분주만 하면 sub-4는 가능할 듯 싶었다.
하지만 몸은 더욱 쳐져갔다.
E그룹 4시간 페매가 옆으로 지나간다. 그래 저것만 잡자..저것만 따라가자
하지만 얼마 못가 내 다리는 초록색 풍선을 놓아주고 말았다.
별의 별 생각을 했다. 욕도나왔다.
다리며 고관절이며 여기저기 아파온다.
가슴이 가려워진다. 가끔씩 연습할때도 그랬는데 왜그러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내린 결론은 즐달이었다.
어차피 내 목표는 다 물거품이 되었고, 무리하게 해서 더 이상 잃는것보다는
마라톤 자체를 즐기기로 했다.
마음은 조금식 편해졌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보였고 그사람들의 응원소리,
표정까지 다 볼수 있었다.
저 사람은 어느 동호회에서 왔는지, 어느 그룹에서 출발을 했는지,
나보다 페이스가 좋은지...
저기는 고등학교 동창이 살던 집 근처인데 혹시나 나오지 않았는지..
마라톤을 하면서 이렇게 주변을 살펴봤던 적도 거의 없었던 듯 했다.

일자로 쭉 뻗은 가장 지루한 구간을 지나니 응원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한다.
저 멀리 소양2교가 보인다. 반대쪽 차선은 도로통제로 인해 차가 많이 막혀 있었다.
춘천 시민들은 다소 불편했던 점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 고등학교 시절에는 춘천마라톤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40Km ~ 42.195Km
쭉 일자로 펼쳐진 마지막 주로..이 구간 역시 가장 지루한 구간이다.
작년보다는 결승점이 더 가까워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래도 힘든건 힘든거고, 걷고 싶은 충동은 나를 마구 잡아 끌었다.
저기 결승점 아치가 보인다.
500미터 남았습니다. 어느 아저씨의 외침에 힘을 더 내어본다.
결승점이 다가온다. 아 이보다 기쁠순 없다.
조금만 더 힘을 내어본다. 결승점 앞 카메라에 포즈를 취해본다.
결승점을 들어오니 동호회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생수 한통을 받아들고 이내 그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2011 춘천마라톤을 기억속에 집어넣으며
이제 3번째 풀코스 도전.
내 개인기록은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이번에도 역시 sub-4달성에는 실패했다.
내 한계가 여기까지인가?
4시간 9분이라는 기록은 여전히 머릿속을 맴돌았다.

무엇이 문제였던가.
연습부족, 초반 오버페이스, 화장실문제, 초코파이못먹어서 배고팠던 일 등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연습이 부족했던 것 같다. 특히 장거리 연습 및 실전훈련이 절실히 부족함을 느겼다.
이유야 어쨌든 개인적인 사유로 자기합리화를 시키며 연습을 게을리한 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었다. 딱 나는 그만큼만 연습했고,
춘마는 딱 그만큼만 나에게 인정을 해준것이다.
누구를 원망할것도 아쉬워할것도 없는 이게 바로 현실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또한 초반 오버페이스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사례를 거울 삼아,
다음대회에는 초반 오버페이스를 방지하고 구간별 시간도 철저히 준비해야겠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올 해 가을의 전설도 끝났으니 슬슬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다.
하지만 또다시 내년 봄 동아마라톤이 다가오면 난 또 부푼 꿈을 안고 주로를 달릴 것이다.
이제 나는 한 명의 진정한 마라토너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이제 마라톤은 나의 일상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을 뛰더라도 마라톤은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나의 아들,딸에게도 함께 달리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회사 및 친구 등 주위사람들에게도 마라톤이 얼마나 좋은지 알릴 것이다.
아니 지금도 충분히 알리고 있다.

오늘 한 번 운동화 끈을 매고 밖으로 뛰쳐나가보자
주위에는 생각보다 뜀박질을 즐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매주 전국 각지에서 크고작은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번 도전해보라. 5Km 10Km 부터 시작을 해보라! 시작이 반이다!!
당신의 심장은 뛰고 싶어한다는 것을 곧 알게 될것이다.

끝으로 건강하게 마라톤을 즐기고 완주할 수 있게 도와주신 우리 평촌중앙 마라톤클럽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회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한 춘천마라톤 관계자 여러분, 자원봉사자 여러분, 주로에서 만났던 수많은 춘천시민들께도
이렇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나는 내년에도 가을이 되면 또 한번의 가을의 전설을 만들러 춘천을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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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 2011-10-28 답글답글
 

대단합니다. 님의 서브4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분명 달성하리라 믿습니다.


ohs1*** 2011-10-30 답글답글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현장의 생생함이 전해오는것 같습니다, 문제는 오버페이스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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