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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양평마라톤~
작성자  김학주 - 2011-04-14 오후 12:23:36 

제가 지금까지 받은 가장 큰 선물은 마라톤 입니다.
섭씨 28도라고 하지만 아스팔트 위의 기온은 이보다 높았고,
하프 반환점을 지나면 두 개의 큰 언덕이 있는데 이 언덕을 조심하라는
고수님들의이야기를 듣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10KM를 지나는데
저희 클럽의 "날쌘돌이"가 하프 반환점을 돌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반환점을 지나 조금 달리다 보니 언덕이 하나 있었는데 그 것은 별 것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제 기억에는 다음 언덕이 쉽지 않은 언덕처럼 보였지만 조금 지나 멀리 보이는 언덕이
정말 언덕 같았습니다.

 함께 뛰어 주는 이봉주 같은 고수께서 언덕을 오를 때는 상체를 굽히고 보폭을 줄이라고하더군요.
그렇게 하니 한결 쉬웠습니다.

 몇 개의 언덕을 지나고 반환점을 도는데 함께 뛰어 주시는 고수께서 파워젤이 있느냐고 하더군요.
없다고 하니.. 주머니에서 파워젤을 주더군요..

 반환점을 돌아 이제 골인 지점으로 돌아 가는 길..
아스팔트 위는 점점 더 뜨거워졌지만 그래도  25 KM를 무난히 좋은 시간으로 달렸습니다.

 그런데 반환점 갈 때 까지는 없었던 언덕이 왜 이렇게 많은지..
쉘 수 없이 출현하는 언덕에 걷지는 말자고 다짐하며 33KM를 지났습니다.

 이제 남은 9KM..
주변에 걸어가는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보이기 시작 했는데 걷는 모습이 저를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걸어야 하나.. 뛰어야 하나...

 어떤 런너는 박스를 펴서 아예 두러누운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푸르름이 시작되는 한강을 보며 생각 없이 달리고,  더위에 보이는 급수대가 정말 반가웠고,  
잘 익은 오디를 따서 맛을 보기도 했고,
그래도 힘이 들면.. 모든 생각을 버렸습니다.
모든 생각이 없어지니 내 영혼이 깨끗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이 영혼이 어머니의 몸을 뚫고 나왔을 때의 그 영혼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37Km지점에 소방차가 비처럼 물을 뿌렸는데 그 밑을 지나지 정말 시원했습니다.
이제 남은 5Km ..
저 멀리에  올 때는 없었던 긴 언덕이 보였습니다.
긴 언덕.. 그리고 더 많은 런너 분들이 걷고 있었습니다.
뛰고 싶었지만 뛸 수가 없었습니다.

 1 KM만 걷자.. 잠시 걷다보니 버렸던 생각이 되돌아 왔습니다.

42.195년을 산다고 하면 생각할 것이 많겠지..
어떻게 살지..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아냐  나는 안될거야..
42.195년을 살다 보면.. 언덕도 있고.. 힘이 많이 들텐데.. 아냐.. 대충 살아야지..
돈도 없고.. 인맥도 없고.. 그렇다고 내 세울 학벌도 없는데.. 무어가  되겠어..
거기에 운도 없는데.. 남들은 은행 빚을 내어 강남에 집을 사서 몇 년 만에 수억을벌었다는데 ..
나는 뭐야 ! 운도 지질이 없지!

남들 다가는 해외 여행도 안가고.. 그렇다고 마음대로 쓴것도 아닌데.
걷는 동안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
42.195KM를 어떻게 뛰냐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한발 한발 내디디다 보면 42.195를 뛸 수 있습니다.
언덕이 있지만 짧께 보면 언덕이 아닙니다.
멀리 보이는 언덕에 기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한발 한발 내 디디면 언덕이 아닙니다.
휘어진 길이 있지만 그 길은 작은 곧은 길 입니다.
!
!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이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나간 1초는 억만금을 주어도 되돌릴 수 없고,  죽음의 문턱에서 간절히 원했던  시간이지요?

 먼 앞을 보고 살라고 하지만..
너무 멀리 보고 가다 보면 바로 앞에 있는 돌 부리에 넘어지기도 합니다..
..

 이런 저런 생각으로 걷다 보니 주변에 많은 런너 분들이 이제는 걷기 대회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걷다가 조금 지나면  뛰는 흉내를 내다가 또 걷고 그리고 뛰고..
마지막 작은 언덕을 지나니..
1 KM 남았다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아주 어릴적 어머님이 문 밖에서 손을 들어 맞이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집으로 가시는 완주한 주자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골인 지점으로 향했습니다.
골인 지점의 아취문을 보니 힘이 솟았습니다. 그리고 가슴도 뭉클했습니다. 코끗이 찡했습니다.
그리고 눈이 약간 적셔졌습니다.

제게 가장 큰 선물은 마라톤이고..
양평을 달리면서...  먼 앞을 보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신이 주신 가장 귀중한 선물은 현재(PRESENT)가 아닐까요?
..
클럽맴버 클라우드9님, 두목님, 절구형님 등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양평 풀코스 꼭 한번 달려 보세요.
삶을 다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 또 뛰겠냐구요!  삶이 고달프면 도 닦는 기분으로 또 뛰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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