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전략을 잘못짜거나 무리한 달리기로 대회후반에 기진맥진하여 고생하거나 조기 은퇴라는 상황을 맞는 엘리트 선수들도 드물지 않게 보지 않는가. 운동부상에는 전문가나 아마츄어나 예외가 없는 것이다.
'자신의 안전은 자신의 책임하에!' 이것은 특히 장거리를 달리는 주자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의 예상되지 않는 위험에 대해 잘 알고 대처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바로 자신의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일 것이다.

10% 원칙! 지난 주에 비해 주간 훈련량을 10% 이상 늘이지 마라.
이것은 달리기에서 거리를 늘이는 가장 간단한 지침으로 너무나 흔하고 쉽게 듣는 말이지만, 귀로 듣고 기억하는 것과 실지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 맞지 않아서 오는 과사용 부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사용 손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우리나라의 클럽문화이다. 어떤 회원이 처음 5km를 완주를 했다면 그 완주 과정이나 이후의 질적인 면은 관계없이 다음 주에는 10km도 가능하다고 격려성(?) 부추김을 하며, 그 주자가 10k를 힘들게 다리를 절며왔건 쉬다가 왔건간에 다음에는 하프마라톤에 나가라고 성화이다. 이런 클럽분위기에다가 옆사람에게 지기 싫어하는 본인의 내면적인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까지 합해지면 이제는 부상이라는 수용소에 갇히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게 된다.

어떤 초보자가 하루 5km씩 일주일에 3일을 달려 주당 15km를 달린다고 하자. 이 사람에게 그럼 지금부터는 거리는 그대로 두고 달리는 일수를 일주일에 5일로 늘이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매주 25km를 달리는 것이 된다. 그럼 이 주자는 일주일 사이에 거의 60%가 증가된 것이다. 주간 운동은 그런대로 잘 하겠지만, 주말쯤 되면 무릎에 통증이 와서 달리기가 불편해지거나 신경쓰일 것이다. 이제 무릎에 부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미 몸과 마음은 달리기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으로 무장되어 있고, 주위 동료들의 찬사를 동반한 등떠밈으로 가벼운 불편감을 무시할 정도로 동기가 확실해지고, 대회일은 더 빨리 다가오는 것같고..... 소위 마라톤 병에 걸린 것이다.

이 때 생각해야될 것이 '점진적으로 차근차근'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 때의 휴식은 결코 후퇴가 아니라 더 건강해지기 위한 적응기이다. 실제로 일반 적응의 원칙이라고 하여, 우리 몸은 외부의 자극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하여 더 강하게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편감을 감수하고 운동을 계속하여 한계에 다다른 신체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우리 몸은 돌이킬 수 없는 부상이라는 흔적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운동량을 늘일 때는 먼저 거리나 시간을 증가시키는 것이 안전하지만 지난 주의 거리나 시간보다 10% 이상 늘이지 말고, 주간 운동량을 늘이되 날짜를 늘이는 것이 아니라 일간 주행 거리를 늘이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속도와 거리를 한꺼번에 늘이면 안되며, 먼저 거리를 충분히 늘인 다음에 속도를 증가시켜야 한다. 이 10% 원칙은 주말 장거리 달리기의 거리 증가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달리기는 즐겁고 재미있는 건강운동이다. 점진적으로, 하루 혹은 한주 강하게하면 다음 날이나 다음 주에는 약하게 균형을 맞추어 신체가 적응할 여유를 주어 부상없는 달리기를 즐기자.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