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일주일 동안 고탄수화물 식이요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가지 식이요법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물론 완주시간에 매달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로는 어떤 일로 복잡해지기 싫어하는 나 자신의 성격과도 조금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서 30km를 넘어서면서 몸이 무거워지고, 다리기 자체가 짜증이나거나 의욕이 없어지며, 기진맥진하여 의욕과 집중력이 갑자기 떨어지며, 때로는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는 호소들이 더러 있다. 잠깐 그늘에 누웠는데 1시간이나 잤다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가 저혈당때문이다.
저혈당이 오는 원인으로 우선 근육내에 충분한 글리코겐 축적이 되지 않았거나(불충분한 카보로딩), 잘 되었더라도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하여 지방으로 에너지 원이 대체되기 이전에 근육이나 혈액속의 글리코겐 소모가 너무 많았거나, 달리는 도중의 탄수화물 공급이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성공적인 카보로딩을 한다하더라도, 우리 체내에 저장할 수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실지로 최대 산소 섭취량의 75%의 강도로 2시간 30분 정도 지나면 탈진할 정도의 양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엘리트 선주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마스터스 주자들은 중간에 탄수화물 공급이 이루어져야 탈진하지 않고 완주가 가능하다.

또 근육글리코겐의 사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초반의 달리기 속도를 느리게 할 필요가 있다. 최대 산소 섭취량의 70% 수준에서 60분간 달리면 전체 에너지의 75% 이상을 지방을 산화하여 얻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충분한 장거리 지구력 훈련을 통하여 지방을 이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것이 마라톤에서 장거리 훈련이 필요한 이유이다.

또 하나는, 마라톤에서처럼 일정한 속도로 계속 달리게 되면, 다리근육에서 이용하는 혈당량이 평소의 20배까지 증가하는데, 운동지속시간이 길어지면 근육에서 사용하는 전체 글리코겐의 75-90%를 혈당에서 충당하게 되어 혈당치가 갑자기 낮아지게 되고, 이런 저혈당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혈당으로 전환되지만, 최대 산소 섭취량의 50% 강도로 4시간 달리면 간 글리코겐의 75%가 소모된다. 그러므로 3시간 이상 지속되는 달리기는 그 자체가 저혈당증을 초래할 수가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장거리 훈련을 꾸준히 함으로써 30km 이후에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지방이 근육운동의 에너지 원으로 조기에 효율적으로 전환되므로써 장시간 혈당수준을 높게 유지할 뿐만 아니라 어 많은 양의 글리코겐을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저혈당의 불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둘째, 적절한 식사로 후반부에 갑자기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아침을 곡물과 같은 복합 탄수화물이 함유된 음식을 조금의 단백질과 같이 섞어 먹는다. 여건이 불충분하면 물에 녹는 에너지 보충식(에너지 겔/카보샷:200-250cal)을 먹는 것도 좋다. 주로를 달리는 동안 후반부에는 급수대마다 탄수화물 보충식을 물과 함께 먹어서 혈당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마라톤 후반부에 뜨거운 주로에서 "내가 왜 이 길을 이렇게 힘들게 달려야 하는가?" "내가 미쳤다고 이 짓을 하고 있나?", 혹은 "걷더라도 아무도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꺼야.", "지금 당장 그만 두지 않으면 나는 죽을지도 몰라"와 같은 부정적인 내부의 꼬드기는 목소리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악마의 목소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면 마라톤 벽도 문제가 없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