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의경주 이야기는 우리가 가장 일찍 배우는 경쟁과 함께 살아야 하는 세상살이에 대한 교육의 한 부분인 것같다.

달리기는 경쟁적인 운동이다. 그러므로 경쟁심을 일으키고, 주위 주자들과 경쟁하게 된다는 것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사회는 즐거움과 양보보다는 경쟁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 경쟁에서 튕겨져 나와 있다고 생각해보라. 누가 참을 수 있을 것인가?

마라톤은 정해진 시간안에 42.195km를 만족스럽게 완주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쉬지않고 달려서 마라톤을 완주한다는 것은 쉽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마라톤은 쉬지않고 계속 달리지 못하고 중간에 걷기도 하였다거나 시간내에 완주하지 못하거나 도중에 대회를 포기하였다고 해서 실패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오늘 우리가 달렸다는 것이고, 앞으로 또 완주할 기회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마라톤 대회도 달린다는 것이외의 다른 모든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실패는 우리가 달리지 못하게 될 때 나타나는 것이지 달릴 수 있는 한은 오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세시간 안에 완주했는데, 다음에 4시간에 달렸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오늘의 기록은 단지 오늘을 나타내는 일력과 더불어 한 장 넘어가면 그 뿐,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늘도 우리가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록에 관계없이 오늘도 달릴 수만 있다면, 그래서 즐겁게 웃을 수만 있다면 모두가 승리자이다.

목표는 완주이다. 거북이가 느리지만 꾸준히 달려 초반에 빠른 토끼를 추월하듯이, 시간에 관계없이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 그 용기와 인내심 자체가 목표이자 승리이다.

마라톤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인생시험장이라고들 한다. 일단 도전하면, 모든 것을 혼자서 노력하고 혼자서 해내야 한다. 수 천, 수만명이 같은 주로를 달리지만 그들은 단지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일 뿐, 완주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인 것이다. 이 의미를 이해하는 것에서 나 자신의 실체와 존재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들이 시작된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