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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새벽, 18km 한강 주로에서 본 것들

호박氏 등록일 : 2012-06-10 오후 11:57:20

호박氏의 마라톤 세상만사[21]
며칠 전 새벽, 18km 한강 주로에서 본 것들

한밤중에 갑자기 달리고 싶어졌다. 아직 열대야가 시작되지 않은 초여름 밤, 그 야릇한 밤공기를 흠뻑 마시며 달리는 맛은 얼마나 삼삼하던가. 빨려고 내놓았던 반바지를 주워 입고 후줄근한 반팔 셔츠(그래도 명색이 기능성)를 걸치고 밤거리로 나왔다.
자정이 조금 지난 거리는 취객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점잖게 차려입고 입으로는 욕을 뱉는 그들을 피해 길을 건너고 골목을 지나 한강나들목으로 향했다. 대충 몸을 풀고 뛰기 시작했다. ‘습-스읍 후-우-우, 습-스읍 후-우-우’ 천천히 숨을 고르며 달렸다.

취중남녀

한강에도 산책하는 사람만큼 술 마시는 사람이 많다. 코딱지 만한 매점 대신 크고 깨끗한 편의점이 곳곳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뜨끈한 국물이나 도시락은 물론 치킨까지 튀겨 팔고 있으니 술꾼들이 찾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봉지라면을 은박지 용기에 넣어 끓여먹을 수 있는 기계가 설치된 뒤로는 라면 한 그릇에 쐬주 한 잔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0여분쯤 달리다가 만난 편의점 야외테이블에서 젊은 남녀가 그 ‘끓인 라면’을 가운데 놓고 쏘주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나와 마주보는 위치에 있던 여자가 남자에게 몇 마디 하자 남자가 내 쪽을 잠깐 돌아보고는 과장된 몸짓을 곁들여 대꾸했다. 불과 3~4초 정도 내 눈에 머문 광경이지만 그들의 대화를 짐작할 만했다. “어머, 우린 술 먹는데 저 사람은 벌써 새벽운동 하네” “이 시간에 뛰면 운동중독이지. 그리구 나보다 느리구만 뭘”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

취중십대

가로등도 인적도 드문 구간을 지나자 강변 벤치에 옹색하게 자리를 편 10대 서너 명이 보였다. 술과 안주는 샀지만 밝은 데서 당당히 잔을 기울일 수 없는 녀석들이 일부러 어둑한 곳을 찾아든 것이리라. 보나마나 쥐포에 과자 부스러기 정도일 듯한 안주를 우걱우걱 씹으며 반쯤 풀린 눈으로 나를 응시하다 다시 술잔을 집고 있었다.
탈선의 현장을 본 것에 대한 불쾌감, 그리고 뭔가 제제를 가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아주 조금만 느꼈다. 그보다는 모든 게 혼란스럽고 고민 투성이던 나의 10대 후반이 떠올랐다. 익숙지 않은 독한 소주를 마시며 세상을 향해 악을 써대던 그 시절처럼 저들도 두렵고 울적할까? 저들에겐 내가 얼마나 동떨어진 세계의 인간처럼 보일까?

한강강태공

서늘한 강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한참 달리다가 길가에 세워진 스쿠터 한 대를 발견했다. 상태로 봐선 버려진 것이 아닌 듯해서 주위를 둘러보니 둔치에 낚시꾼이 있었다. 욕심스럽게도 긴 낚싯대를 4대나 펼쳐 놓았는데 정작 본인은 찌를 보지도 않고 옆으로 벌렁 드러누워 있었다. 흔히 보는 한강 강태공들의 전형적인 모습. 한강에 한두 대씩 펼쳐놓은 이들은 대개 기구한 사연 하나씩 다 가지고 있다던데 그도 마찬가지일까? 같은 시간 같은 한강에서 누구는 누워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누구는 헉헉거리며 뛴다는 사실이 참 우스웠다.

학생노동자

출발점으로부터 9km를 찍었다. 애초 계획보다 너무 많이 와버렸다. 되짚어 뛰려다가 문득 6~7km 정도 달리는 동안 물을 마시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들목으로 나가 편의점을 찾았다. 신사동인가 압구정동인가 좌우지간 부자동네의 구멍가게 만한 편의점을 찾아 들어갔다.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꾸벅 꾸벅 졸던 알바생이 화들짝 놀라며 인사를 했다.

시계를 보니 1시 반이었다. 게토레이 한 병을 샀다. 카운터 위엔 두꺼운 책이 두 권 펼쳐져 있었고, 메모지와 노트북 컴퓨터도 보였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레포트 작성 중이었음을 짐작할 만했다. 심야 알바 중 틈틈이 과제물 작성을 하면서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여대생. 그녀는 나를 보며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새끼, 팔자 좋구나’ 이랬을 지도 모른다. 나는 실제로 팔자 좋은 사람이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녀는 그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졸업할 즈음 많게는 3000만원 내외의 학자금 대출 빛을 지게 된다던데, 생각할수록 끔찍하다. 별다른 기반이 없는 사회초년생에게 3000만원이라는 빛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그들이 모른다는 사실은 더더욱 끔찍하다.

거리예술가

애초 계획보다 너무 긴 거리를 뛰는 바람에 13km 정도에서 잠시 쉬어야 했다. 마침 나들목이 있었는데 벽면에 그래피티(벽에 스프레이페인트로 그리는 그림으로 힙합 문화의 한 장르) 작품이 가득했다. 동굴 같은 나들목의 반대편 끝에 한 청년이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몇 개의 스프레 통을 바꿔 뿌리더니 이내 주섬주섬 짐을 챙겨 휑 하니 사라져버렸다. 그가 서 있던 자리로 가보니 아직 덜 마른 페인트가 불빛에 번들거렸다. 모양새로 보아 전에 그렸던 그림의 일부를 보수하거나 수정하러 왔던 모양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대접받지 못하는 예술 장르 중 하나가 그래피티라고. 도시 전체가 졸음과 취기에 지친 시간, 음습한 나들목 벽에 그려진 자기 작품을 손보러 왔다 간 젊은 거리예술가. 그의 살림살이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인가, 아니면 편의점에서 꾸벅꾸벅 조는 학생노동자만큼 고단하신가. 그동안 공짜 예술작품을 진지하게 감상해본 적도 없고 그린 이의 수고를 감사히 여겨본 적도 없다는 사실이 미안했다.

날벌레떼

남은 5km를 달리는 내내 날벌레가 극성을 부렸다. 수시로 얼굴에 부딪쳤고 코나 눈, 입에도 부딪쳤다. 옷깃에 어영부영 맴돌다가 뭉개져서 얼룩을 남기기도 했다. 입에서 절로 욕이 나왔다. "이런 망할 놈의 벌레X끼들, 약통 짊어지고 뛰면서 시원하게 뿌려버릴까보다."
한참만에 내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가로등 불빛을 피해 한두 걸음 옆을 달리면 되는 일이었다. 넓고넓은 한강공원에서 고작 가로등 불빛 아래 작은 공간만을 차지한 녀석들에게 '저리 꺼지라'고 엄포를 놓다니. 아~ 야박하고 욕심 많은 인간이여.

예정보다 긴 거리를 뛰어 지쳤지만 한강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샀다. 깍두기를 안주 삼아 한 잔 하면서 평소보다 푸짐했던 장거리 훈련의 여운을 오래 음미했다.

Writer's Profile
필명 호박씨, 40대 중반의 (자칭)중상급자 러너다. 밀레니엄과 함께 마라톤에 입문해 ‘길고 가늘게’마라톤을 해왔다. 10여 년간 마라톤 현장을 누비며 겪은 생동감 넘치는 에피소드를 웹매거진 클럽마라톤에 독점 연재 중이다.

dlakstj*** 2012-06-12

답글

언젠가 한번 잠이오지않아서 강변을 달린적인 있었는데 여름철이라 강변에 많은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좌담도 하고 술도 마시고 연인들도 보였는데 그중 폭죽을 터뜨리는 아이들 옆을 지나쳤는데 공게롭게도 폭죽이
달리는 모자위에 떨어졌는데 한참을 달리다 보니 머리에서 뭔가 따뜻한 느낌에 모자를 집었는데 손가락만한
구멍이 뚥혀있어서 황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호박씨의 심정과 야깅에 공감이 감니다.

volva*** 2012-06-21

답글

정말! 큰일 날뻔하셨네요!
건강을 위해 달리는건데 그런 황당한 일을.....

편집자 2012-06-12

답글

아이구, 이거 완전 황당한 경험을 하셨군요. 어떻게 그게 모자에 떨어졌는지....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간혹 일어나곤 하죠.

bravet*** 2012-06-12

답글

한강에서 달리면 많은 것을 볼 수 있군요.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이 많을텐데 이렇게 글로 표현하니 상상이 되네요

편집자 2012-06-12

답글

이른바 한강의 재발견이랄까요? 텅 빈 주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석구석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더군요.

mcri*** 2012-06-12

답글

저는 집앞 우이천에서 뛰는데 .....밤에 술먹고 주정하는 하는 사람도 많고.....
낮부터 막걸리에 젖어 계신어르신들...... 뛰면서 힘빠집니다.

편집자 2012-06-12

답글

ㅎㅎ 마시는 분들도 힘이 빠질 것 같습니다.

dold*** 2012-06-12

답글

어둠이 내리면 대낮에 보이던풍경과는 전혀 다를 세계가 펼쳐지지요
동이 틀즈음 되면 그들도 또 평범한 하루의 일상을 시작하는 우리 사회의 일원입니다.

편집자 2012-06-12

답글

멋진 말이군요. 직장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마라톤대회도 그 어둠과 같은 역할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hws9*** 2012-06-13

답글

한강변엔 많은 일이 일어나죠,달리기와 자전거만 있는게 아니랍니다. 전 무심코 지나치지만 .특히 날벌레떼들 엄청 신경쓰이죠.야간 보안경을 쓰고 달리면 좋죠.날씨가 조금더 더워지면 입으로도 무척 많은걸 먹는답니다. 예방법 있으면 좀알려주세요.

편집자 2012-06-15

답글

초여름까지는 버프(원통형 신축 스카프)를 이용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만, 본격적인 여름에는 그냥 피하는 게 상책인 것 같습니다. 비위 좋으면 그냥 먹어도.....^^

park*** 2012-06-13

답글

집 화곡동 직장 압구정 거리 23키로 마라톤 4년차 입니다
회식이다 야근이다 하루 이틀 운동을 거르다보니 남는건 1자배곱을 형성해버린 뱃살뿐
이래선 안되겟다 마음을 다잡고 일주일에 세번 달려가고 달려옵니다
23키로를 풀로 뛰었다가는 업무에 지장이 있을것 같아 첫번재 코스 옥수에서 성산대교가지 두번째 한남대교에서 염창동까지 나머지 거리는 공중 교통을 이용합니다
한마디로 한강의 재발견입니다
차로 출퇴근 햇으면 느끼지 못한것들
유람선 반포대교 음악분수 노을을 흠뻑 흡수한 63 빌딩
운치있게 운동도 하고 건강도 챙기고 차비도 아끼고 일석이조 !
런닝복 차림으로 회사문을 나서면 일제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됩니다.
분명 부러운 눈빛이곗죠
오늘도 한번 한강변 뛰어 가볼까 합니다
파이팅!

편집자 2012-06-14

답글

가끔 바쁜 미팅 때문에 택시를 잡아타고 강변북로를 달리다 보면, 미터기와 네비게이션을 보면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10km 정도는 가볍게 뛸 수 있는데 파란 지폐를 꺼내야 한다니하고 말이죠.

ilsan*** 2012-06-14

답글

야간 달리기의 현장 스케치를 읽어 보니, 이글의 배경이 아마도 서울의 한강 야경일듯 합니다,
야간에 한강에 나아가 뛰어볼 기회가 없어 직접 한강 야경을 달려 보지는 않았지만, 이글만 읽어도 눈에 선하네요,
무더운 낮을 피해서 한여름에는 야간에 야외에서 달려 볼만 할듯 하네요,
더우기 한강에서 처럼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달려 본다면 정말 짱! 일듯 합니다.
한강에서의 야간달리기는 낮과는 또다른 맛?이 있지 않을까 생각 되네요,
술취한 취객들과 야간에 라이트를 켜고 무법자들 처럼 씽씽 달리는 자전거무리를 조심해야 하지만서도요,
이글을 읽고 나니 저도 한번 한강에서의 야간 달리기를 한번 시도 보고 싶네요,
물이 고여 있는 호수에서와는 또다른 거대한 강이 흐르는 주로에서 야간 달리기는 매력적일듯 하네요,
맬맬 즐겁고 안전한 야간 달리기 되세요~
날씨는 무덥지만 오늘도 힘!! ^^*

편집자 2012-06-14

답글

한강 달리기는 항상 매력적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자전거가 위험하긴 합니다. 유행이 MTB에서 로드사이클 쪽으로 바뀌는 바람에 속도가 한층 빨라졌죠.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입니다.

100i*** 2012-06-15

답글

한강엔 많은 이야기들이 있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편집자 2012-06-17

답글

한강, 한강, 한강. 서울 러너들에겐 듣는 것만으로도 왠지 설레고 센티해지는 단어가 아닐까 싶네요. 저는 풀뿌리 마라톤의 상징이었던 여의나루역 야외무대가 철거되던 날 홀로 소주 2병을 깠답니다. 왠지 슬프더라고요.

rokmc9*** 2012-06-19

답글

처음 풀코스 완주를 한곳이 여의도63빌딩에서 열린 서울마라톤 대회였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그 대회명이 사라졌지만 그때 그 한강변은 지금도 제 맘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아마 달리기를 계속 하는 순간까지 안고 갈 추억

편집자 2012-06-20

답글

아..... 서울마라톤의 추억은 고향마을에 대한 추억처럼 뭉클하죠. 풀뿌리 마라톤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져 참으로 아쉽습니다.

qkrwo*** 2012-06-19

답글

달리기가 훈련계획에만 맞추어서 달리면... 괴롭고 힘든 하나의 숙제처럼 느껴지던데... 이렇게 기분에 따라 가볍게 시작한 계획외의 달림은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얼마나 행복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대목같군요... ^^!
시간을 내어서.. 아침이 아니라...저녁에도 여유를 가지고 함 달려봐야겠네요... 화이팅!!!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편집자 2012-06-20

답글

한밤 달리기가 다소 위험성은 있지만, 정말 각별한 매력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새벽형 인간들은 못 느끼는 맛이죠 ^^

drives*** 2012-06-19

답글

한강에서 마라톤을 연습하고 싶어도 먼 거리때문에 항상 도림천 등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자전거타고 한강 나가기는 많이 해봤어도 그 길을 강바람 맞으며 달려 본 적이 없어서 더욱 호기심이 생기네요.
좀더 느린 걸음으로 호박씨님이 남겨 주신 그런 광경들을 눈에 담아 와야 겠습니다.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마라톤을 통해 많이 배웁니다.^^

편집자 2012-06-20

답글

저도 도림천에서 연습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근처 살 때) 주말 장거리 훈련 때 도림천을 뛰다가 한강으로 빠져나오면 탁 트인 풍경이 참 멋있었죠.

cso8*** 2012-06-22

답글

전 6개월차 마라토너입니다..^^*
올해 풀코스 두번(자랑~자랑~)과 몇번의 하프, 10k... 지금까지 9개 대회밖에 경험해보지 못한 초보지만...
제가 활동하고 있는 마라톤114카페에서 퇴근주를 하시는 형님모습에 아 이거다 싶어 지난달 부터 한달에 한번은
상암에서 한강을 따라 퇴근주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진 한번밖에 못했지만...^^*
몇가지는 공감이 가네요... 아름다운 야경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그리고.. 날벌레(많이 먹었죠...ㅠ.,ㅜ)
나머지건 처음이라 그랬는지.... 과욕에 넘 장거리를(32km) 목표삼았는지 머리가 멍~~ 한상태로 뛰어서 기억이...ㅋㅋㅋ

편집자 2012-06-22

답글

달리다 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죠. 무리해서 고생할 때도 있고, 의외로 컨디션이 좋아 좋아 신이 날 때도 있지만, 중요한 건 비상금 1~2만원 정도는 꼭 지녀야 한다는 겁니다. 무덥거나 추운 날 갑자기 몸이 가라앉으면 택시 잡아타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cso8*** 2012-06-28

답글

카드와 비상금은 항상챙기죠... 신분증도...^^*

warr*** 2012-06-26

답글

한발 내딛을 때마다 한발만 다가오는 길이란 녀석을 뒤로하고...한발만 옆으로 비켜서면 정말 많은 모습들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너무 앞만보고 길과의 싸움만 한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는 글입니다.
이젠 숨을 고르고 앞뒤좌우 세상만사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야 겠습니다..^^

편집자 2012-06-26

답글

아이구, 반성까지 하실 것까지야...^^ 빨리 달리지 못하는 주자들에겐 자연스레 이런 덤이 주어지는 것이겠지요.

msc0*** 2012-06-26

답글

야간 달리기를 하다보면 주루의 상황을 몰라서 조심조심하다보니 런닝 자세가 이상하게 바뀌게 되는지 아픈곳이 많드라구요. 색다른 즐거움도 있지만 또 다른 아픔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장비&구급약품 등) 즐런 하세요 ^..^

편집자 2012-06-27

답글

좋은 지적이군요. 야간 러닝의 안전 문제에 대해선 많은 러너들이 둔감한 편이지요

pail*** 2012-06-30

삭제된 글입니다.

편집자 2012-07-03

답글

가끔씩은 아주 낯선 시간대에 주로로 나가보는 것도 새로운 것 같습니다. 모두가 잠들어있을 것 같은 새벽 3~4시에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지요 ^^

pennyr*** 2012-07-04

답글

날벌레들이 밤에 가로등이나, 캠프파이어 불꽃등으로 뛰어드는것을 보고 다들 한번쯤은 재들 왜 저러나?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자살을 하다니..이런 의문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날 책을 읽던중 흥미로운 글을 보게 되어.. 아하..그럴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하루살이, 나방 등이 불에 뛰어드는 것은 그 들이 수백, 수천만년동안 깜깜한 밤에 이동할때 방향의 지표로 삼는것들이
별빛이나, 달빛을 보고 방향을 잡았을 거라 하더군요.
그래서,,인간들이 등장하여,,불을 발견하고,,전기를 발명해서 불을 밝히니
기껏해야 몇백년 되지않은 이런 신기술에 걔들이 적응을 못해
뛰어드는 것이라고..
어떻게 보면 걔들이 불쌍합니다..
하옇든 지구에 최고의 해충은 인간이란 말에 백배 공감하고..
최소한도의 해충으로 남아야겠죠..힘!!

booke*** 2012-07-05

답글

저도 안양천 오금교에서 63빌딩 앞 (옛 수변마당)까지 뛰다보면 많이 접하는 풍경입니다.
백배공감가는 글입니다. ^^

편집자 2012-07-06

답글

네 그렇죠. 그 코스 자주 뛰시나보군요. 한 번쯤 마주쳤을 수도 있겠네요.

nac*** 2012-07-10

삭제된 글입니다.

편집자 2012-07-17

답글

운동화 신고 뛰는 순간 마라톤의 세계로 입문하는 것이죠.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 달리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hskk*** 2012-07-10

답글

6~7년전 한창 열을 올리며 달릴때 저도 밤 11시 넘어 양재천에서 한강으로 나와 1시간 반 정도 달린 적이 있는데,
그땐 한강 둔치가 조용했더랬습니다. 어쩌다 자전거 타는 사람 몇이 지나가긴 해도...
갑자기 호박씨 글을 보니 한밤에 한강에 다시 나가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편집자 2012-07-17

답글

요즘 자정쯤 나가면 시원하니 좋습니다. 열대야 시작되기 전에 한 번 나가보세요.

hhh5*** 2012-08-01

답글

잼나게 잘 읽고 있으면서 동감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huk2l*** 2012-08-07

답글

예전에는 없었는데 두달 전부터 주말에는 가끔 포장마차가 등장하기도 하더군여. 대낮부터 자전거타다가 막걸리 마시는 사람들...그 옆을 뛰다 보면 서로(?) 기분이 좋지는 않은 듯해요 ㅎ

2012-10-14

답글

한강 주로를 달리면 참 가관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강변에서 술마시는 고딩들도 가끔 보이는데, 솔직히 무서워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더군요. 한두놈이 아니라서 떼를 지어 마시니...
자전거 도로라는 명칭도 맘에 안듭니다. 운동 도로라고 바꾸면 어떨까요?
자전거 도로에는 인라인타는 사람, 킥보드 타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처럼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도 달리고 있지요.
그런데, 자전거 도로라고 명칭을하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운동 도로에서 달리는 달리미 들이 자신의 공간을 침범한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인도로 가세요하는 것은 양반이고, 뒤에서 찌릉 찌릉 대거나, 욕을 하고 멀리 가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작 그들은 제한 속도인 20km로 달리지 않고, 30km 이상으로 달리면서 말입니다.
저도 아침 저녁으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지만, 20km 정도로 달리면 달리는 사람들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 이상의 고속으로 달릴때 신경이 쓰이지요.
하여간, 그런 일로 인해서 몇번 싸울뻔한 일도 발생했습니다.
그외에, 달리고 있는데 역주행 하는 사람들, 팔을 갑자기 좌우로 흔들며 팔운동을 해서 부딫칠뻔한 경우도 있더군요.
하여간, 한강변을 달리다보면 천태만상입니다. 그래도, 집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뺑뺑이를 도는것 보다는 훨씬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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